2014년 7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무려 2년 8개월 동안 문화재 해외 무단 반출이 단 한건도 적발되지 않아, 밀반출 시도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문화재청이 잡아내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됐다.

1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광주서구갑)은 문화재청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근거로 문화재청이 국외 반출 문화재 감정을 위해 전국의 국제공항 및 항만 등에 설치한 18개소의 문화재감정관실이 인력 부족 등으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문화재감정관실은 여행객의 소지품과 수출·입 화물, 국제우편물 등을 검색해 문화재 여부를 확인하고 문화재의 밀반출을 막고 있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재 여부를 확인해야 할 문화재감정위원의 수는 전국 문화재감정관실 통틀어 55명에 불과하며, 그나마도 상근직원은 25명으로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문화재감정관실에서 사용하는 감정 장비도 50만원에서 200만원 수준으로 일반인들도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무선현미경, 산업용 영상내시경 등에 불과해 부실감정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특히, 감정관실 별로 감정위원 1명당 1년 동안 적게는 20건에서 많게는 1,000건이 넘는 문화재 감정을 담당하고 있어, 인천항 여객터미널이나 김포공항 등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도 상근 감정위원이 부족한 시설의 인력보강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01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최근 6년간 문화재감정관실로 감정의뢰가 들어온 문화재는 총 13만 4,080점에 달한다.

이 중 해외로 무단반출 하려다 적발된 문화재는 2012년 85점, 2013년 86점, 2014년 20점, 2017년 42점 등 총 233점인 것으로 확인됐고, 이 가운데는 고려시대 유물인 청자화형접시, 삼국시대 항아리인 토기장경호, 조선시대에 제작된 백자제기 등 중요문화재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기석 의원은 “문화재에 대한 무분별한 도난행위와 국외 밀반출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1968년에 도입된 문화재감정관실이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면서 “소중한 우리 문화재가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문화재감정관실의 인력 충원과 첨단장비 도입 등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있음)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