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절대평가가 첫 도입되는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1학기 모든 시험이 끝나고, 실제 원서접수 기간이 가까워지면서 수험생들이 예민해지거나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 특히, 혼란스러움에 불안해하거나 헛된 상상에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많다.

수능 전 100일 기간에 해당하는 8월, 9월, 10월은 그동안 해온 모든 공부 내용을 잘 마무리하여 수능이라는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기간이다. 이는 수시 지원에 필요한 여러 준비들도 해야 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능까지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남은 시간 체력관리를 철저히 하며, 수능이 가까운 한 달 전부터는 몸과 뇌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며 “수험생들이 빠지기 쉬운 마지막 함정과 그 대비법”을 이같이 조언했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8월, 많은 수험생이 그동안의 페이스를 잃어버린다. 가장 큰 원인은 ‘날씨’다. 무더운 날씨는 수능 공부에 지친 수험생들에게 체력 소모와 집중력 저하를 불러온다.

잠깐 집중해서 공부한다고 해도 금방 지치고 피로가 몰려오기 마련이다. 수험생에게 그 무엇보다 체력관리가 중요하다.

많은 수험생들이 잠깐의 운동 시간도 없이 책상 앞에서 하루의 모든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하루에 20분씩만이라도 가벼운 조깅이나 산책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짧게나마 땀을 흘리고 샤워를 한 후 개운한 상태로 공부를 하는 것이 학습 집중력이나 체력 관리 등에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마지막 100일을 버티지 못하고 체력이 방전된 탓에 9월 수능 모의평가에서 큰 폭의 점수 하락을 경험한 학생들이 많다. 마지막 모의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얻지 못할 경우, 그 여파는 수능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체력 관리는 철저히 해야 한다.

무더운 날씨와 함께 8월에 그간 유지해 왔던 학습일관성이 무너지는 두 번째 이유는 수시 원서 접수 준비 때문이다.

실제 원서접수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수험생들은 본인이 지원할 대학의 정보를 찾아본다. 희망하는 대학의 입학처 홈페이지를 방문해 그 학교의 인재상이나 전년도의 입시결과, 경쟁률 등을 확인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난무하는 각종 정보들, 특히 ‘카더라 통신’은 관심을 끌 수는 있지만 유용한 정보는 아니다. 오히려 왜곡된 정보로 입시전략 수립에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 믿을만한 정보만을 취사선택해 활용할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한다.

게다가 수시 원서접수를 위한 입시정보 수집이나, 자기소개서 작성을 위해 사용하는 시간은 하루 2시간을 넘어서는 안 된다. 주말 중 하루를 정해 놓고 반나절 정도만 집중해서 작성해 보는 것도 좋다.

특히, 서류 준비는 자신의 수능 공부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진행해야 한다. 자기소개서를 쓰겠다고 수능 공부를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간 안정적으로 수시 준비를 해왔다고 해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설정된 전형에 지원할 경우,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공들여온 서류가 평가받을 기회조차 사라진다.

최근 수시의 경향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하거나 없애는 추세이지만, 언제나 수시는 정시를 바라보는 입장에서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수시 준비에만 몰두해 수능 학습을 소홀히 하는 것은 정시 지원을 고려해야 할 상황이 왔을 때 리스크가 큰 도박이 된다.

많은 고민 끝에 수시 원서접수를 끝냈다면, 이제 수험생들이 해야 하는 것은 지원에 대한 미련은 모두 버리고 수능과 대학별고사 준비에 매진하는 것이 좋다.

원서접수 후 지원한 대학에 합격할 수 있을지, 그 학교엔 어떤 경쟁자들이 지원했는지, 대학에 가게 된다면 대학 생활은 어떠할지를 찾아보고 고민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열심히 준비했으니 그 다음의 일은 평가자의 몫이며, 수험생에게 남은 것은 수능과 대학별고사에 대한 준비다.

논술, 면접, 적성고사 등의 대학별고사는 수능 일을 기준으로 ‘수능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 실시된다. 수능 전에 실시되는 경우에는 수능 학습에 대한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고사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학생의 대학별고사 준비 및 수능 학습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매일 1~2시간은 꾸준히 대학별고사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전형일이 수능 전이라면 수능 공부와 동시에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 2시간 이상을 넘기지 않도록 조심하자.

두 가지를 한 번에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오히려 이러한 단점 때문에 경쟁률이나 지원자의 성적이 낮게 분포할 가능성이 높다는 장점도 있다.

따라서 수능과 대학별고사 준비 시간을 균형 있게 분배해 대학별고사 대비를 꾸준히 한다면 그만큼 수시 합격의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

대학별고사가 수능 이후에 실시되는 경우에는 주 1~2회 정도 꾸준히 대학별고사를 대비하되, 수능 이후에 집중적으로 시험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전형일이 수능 이후이기 때문에 수능 가채점 결과를 기준으로 응시 여부를 다시 검토할 수 있어 ‘보험’처럼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수능 후 실시되는 대학별고사는 수능이 끝난 상황이기 때문에 수능 전 실시되는 대학별고사 전형에 비해 더욱 집중해서 준비가 가능하다.

논술이나 적성고사는 모두 ‘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 출제된다. 즉, 수능과 시험범위가 같으므로 수능 공부를 하는 것이 곧 논술과 적성고사 공부를 하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대학별고사를 위한 별개의 대비는 기본 교과목 안에서의 개념을 확실히 숙지하고, 문제풀이를 통해 개념 적용 연습을 우선으로 한 후에 진행되어야 한다.

그 후에 대학별 논술 문항을 분석하고, 시간 내에 서술 과정을 올바르게 작성할 수 있는 연습과 대학별 논술 기출문제 풀이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대학별고사에 대한 실제 대비에 들어간다고 해도, 하루에 기출문제나 모의고사 한 두 문항쯤을 풀어보는 정도로 하고 문항 작성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지 않도록 해야 한다.

 

논술은 글짓기 경시대회도 아니고, 창의력 경진대회도 아니다. 고등학교 교과 개념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느냐를 평가하는 시험이고, 그것을 본인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는 시험이다.

적성고사 또한 학생이 해당 학과에 진학 후 학업을 수행할 만큼 충분히 준비가 되었는지를 보기 위해 치러진다. 고등학교 교과 과정에 대한 학습 완성도가 높은 학생이 논술이나 적성고사도 잘 볼 수 있다. 이러한 학생들이 고등학교 교과 과정의 개념이 총망라된 수능 또한 높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더불어 9월 6일에 실시되는 수능 모의평가는 6월 모의평가와 함께 평가원의 출제 기조와 의도를 확인할 수 있는 시험이다. 시험을 치른 이후 출제된 문제와 본인의 답안을 꼼꼼히 분석해 수능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9월 수능 모의평가에서 자신의 취약한 유형과 몰랐던 개념을 확인할 수 있다면, 이에 집중해 마지막 마무리를 할 수 있다. 때문에 9월 모의평가와 10월 학력평가에 성실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

10월부터는 수능에 맞춰 본인의 몸 상태를 관리해야 한다. 수능 당일 수험생은 아침 8시 10분까지 고사장에 입실해야 하고, 8시 40분에 국어 영역 시험을 치러야 한다.

따라서 수능 한 달 전인 10월부터는 수능 시간표에 내 몸과 뇌가 적응하도록 준비해야 한다.

10월은 공부를 더 하는 시간이 아니라, 지금까지 공부한 것들이 시험 당일 잘 발휘될 수 있도록 최상의 상태와 상황을 만드는 시간이다. 이 기간에는 수능 시간표에 맞추어 공부하는 것이 가장 좋다.

올해 10월에는 주말부터 시작해 개천절을 거쳐 한글날로 끝나는 최장 10일 동안의 긴 추석 연휴가 있다.

대부분의 수험생이 친척집에 방문하지 않고 집에 혼자 남아 공부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지만, 혼자이기 때문에 오히려 집중력과 학습 태도가 느슨해질 가능성이 높다. 수능이 가까워진 시기에 이런 태도는 수능 당일의 집중력 하락과 성적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뇌와 손을 깨울 수 있도록 생활 습관을 조정하고, 도저히 혼자서 일찍 일어날 자신이 없다면 부모님과 함께 내려가 친척들에게 인사도 드리고, 친척집 앞에 있는 독서실이나 카페에서 공부하는 게 오히려 더 나을 수 있다. 짧은 일정이라면 하루정도는 완전히 쉬어도 좋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10월은 ‘공부를 많이’ 하는 게 중요한 시기가 아니라 시험에 맞추어 ‘내 컨디션을 조정’하는 게 더 중요한 시기이다. 하루쯤은 마음의 부담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책상 앞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나을 수 있다.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은 학습 효율은 물론 생활적인 측면에서도 좋지 않고, ‘막판 스퍼트’가 아닌 ‘막판 슬럼프’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어렵겠지만 그래도 마음을 편히 하도록 하고, 무리하게 욕심내기보다는 그동안 열심히 해온 것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능은 벼락치기로 되는 시험이 아니다. 철저한 계획과 안배를 통해 마지막까지 자신의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하고 또 조절하는 사람이 결국 승리하는 일종의 마라톤이다”며 “남은 100일, 무리한 공부의 유혹에 빠지지 말되 긴장의 끈은 놓지 않고 마지막 목표를 향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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