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시민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전통문화전당은 오는 23일까지 한지산업지원센터 2층 기획전시실에서 야암 안태중 작가의 ‘부채탕감전’이 진행키로 했다.

이 부채들은 5년여의 시간을 투자해 만든 다종다양한 부채들로 기꺼이 시민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주최축의 전언이다.

야암 안태중 작가의 이번 작품전은 재료 채취와 건조, 낙죽, 여러 과정에서의 시행착오와 고통의 산물로, 무려 5년여 기간의 준비 끝에 만들어진 전시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부채 탕감(宕感)전은 부채를 보고 부치면서 호탕함을 느껴보자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중국 선종의 제3대 조사인 승찬스님이 선과 중도 사상의 요체를 사언절구의 게송(偈頌)으로 지은 시(詩)인 ‘신심명(信心銘)’을 60점의 부채 날에 찍어 그 풀이와 함께 완성한 작품들이다.

대나무로 만든 부채 자루는 대의 표면을 인두로 지져 무늬를 그리는 ‘낙죽기법’으로, 한 편의 싯구절을 하나하나 새겨 넣었으며 벽조목, 우골, 은, 황동 등 기타 재료를 혼합 사용해 완성도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부채마다 각각 날개의 형태를 다르게 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뿐 아니라 자루에는 비수가 감추어져 있거나 옻칠과 함께 곤충이 새겨져 있기도 하다.

특히 마디가 짧은 대나무 자루는 그 재료의 특성상 구하기가 매우 어려울 뿐 아니라 대나무에 낙죽과 함께 여러 기법을 더해 작품성 높였다는 평가다.

대나무는 성질이 차고 가볍다.

짧은 마디는 손에 쥐면 지압의 시원한 느낌과 함께 여름에도 땀이 차지 않고 오래 사용해도 때가 타지 않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지루하거나 산들 바람에 시심이 일면 부채 자루에 낙죽된 시 한편을 읊조려도 좋겠고 감추어진 칼을 꺼내어 시원한 원두막 아래 과일을 깎아 먹어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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