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이란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이다.

우리는 흔히, ‘청렴’이란 말은 공무원이나 정치인에게만 사용되는 말인 줄 알고 있고 청렴한 공무원, 청렴결백한 정치인 등으로 사용되는 줄 안다.

전남 해남군 북일면 좌일장에 가면 ‘00약국’이 있다.(당사자의 극구반대로 실명을 올리지 못했다)

이곳 약국은 아마 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있었던 약국으로 60년 가까이 이곳에서 지역민의 희노애락을 지켜보았을 터이다.

이 약국은 신 모씨 가 약사인데 “청렴을 이야기하면서 왜 약사 이야기냐?”고 할 것이다. 신 약사는 3년 전부터 하루 1만원씩 저금을 하였는데 올해가 3년째로 1천여만원이 모아졌다고 한다.

신 약사가 이처럼 돈을 모은 이유가 밝혀졌는데 북일면 20개 전체 마을에 어르신들을 대접하라면서 그 명목으로 한마을에 50여만원어치의 돼지고기와 함께 주류와 음료를 전달하게 된다는 것.

북일면 이장단장인 윤영현 월성마을 이장의 말을 빌면 신 약사의 이번 선행은 “젊어서 부터 이곳 지역민 덕분에 지금의 위치에 설 수 있었다는 것에 한없는 감사를 전하고 조그만 봉사를 하고 싶어서 라면서 기왕이면 어버이날 어르신들이 즐거운 하루를 보내길 바란다”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이번 일이 면사무소나 관을 거치지 않고 이장단에서 조용히 처리해 주었으면 한다며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한다.

신 약사의 선행을 전해 들으면서 곧바로 청렴이란 말이 떠올랐는데 이는 스스로 청렴하지 않으면 이 같은 선행을 베푼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시골 약국의 처지는 돈 버는 것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많은 돈을 들여 봉사하는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

청렴은 굳이 멀리 높은 곳에서 찾는 게 아니라 신 약사의 선행처럼 우리주변에 아주 낮은 곳에 이미 자리하고 있다. 다만 우리가 청렴은 공무원이나 정치인에게나 사용되는 것인 줄 오해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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