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가 판소리 방대한 내용 1천여 쪽 집대성...전통국악 많은 관심 기대

심청가 판소리 가사를 쉽게 이해 할 수 있게 주해(注解)를 단 신판(新版) 판소리 창본(唱夲)이 발간돼 판소리 전공자들에게 새로운 지평을 열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심청가 판소리 창본(판소리 사설을 기록한 문서, 연극에서의 희곡과 같은 성격)을 가장 알기 쉽게 정리한 공도순(37세, 해남)씨는 광주광역시 지정 무형문화재 제14호 박유전 판(版) 강산제(江山制) 판소리(심청가)예능보유자 이임례 명창의 전수이수자이다.

2011년 전북대학교예술대학 한국음악학과 판소리 석사학위과정을 수료한 그는 지난 2013년 5월 제33회 전주 전국고수대회 대명고부에 출전, 대통령상을 수상한 다재다능한 국악인이다. 이 대회에 8번의 도전 끝에 값진 성과를 달성한 공도순씨는 현재 진도군립민속예술단 상임단원으로 활동 하고 있다.

심청가 판소리 신(新)창본 발간을 위해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2년 여 동안 틈틈히 시간을 내 BC~AD 근현대사에 이르기 까지 방대한 각종 문헌과 참고자료들을 찾아 제본(製本)을 거듭하며, 집대성해 총 967페이지에 달하는 완본을 마쳤다.

이 책에 소개된 판소리는 열두 바탕(마당, 강릉매화타령, 변강쇠타령 등 7개의 타령 외 5바탕, 춘향歌, 심청歌, 수궁歌, 적벽歌, 흥보歌)중 심청가 판소리이다.

심청가는 판소리 다섯 바탕 가운데 가장 애절한 정서를 바탕으로 한 음악적 특징을 갖고 있다. 대목에 따라서 해학적 웃음거리를 유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비장미가 넘치는 작품이다. 그래서 화평한 평조(平調) 보다는 유장한 우조(羽調), 우렁찬 우조보다는 슬픈 계면조(界面調)를 사용한다.

고제(古制)일수록 우조의 비중이 다소 높고 신제(新制)일수록 계면조와 평조의 비율이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심청전은 필사본(筆寫本), 판각본(板刻本), 활자본(活字本)으로 전해오는데, 모두 80여 종이 된다. 판각본은 ‘한남본 계열’, ‘송동본 계열’, ‘완판본 계열’로 나눈다.

‘한남본 계열’은 간소한 내용을 단순하고 차분하게 구성됐다. 문체는 간결하고 소박한 산문체로 돼 있다. 배경은 명나라 시대의 남군 땅으로 소개된다.

등장인물 중 심 봉사의 이름은 ‘심현’, 그의 처는 ‘정씨’라고 했다. 한남본 계열의 이본에는 장 승상 부인, 뺑덕 어미, 안씨 맹인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심청가 등장인물과 지역 등 내용의 차이가 있다. 완판본 계열은 송동본 계열과 유사하지만 다소 가미된 내용도 있다.

공도순의 신창본(新唱本)은 '송동본 계열'의 내용을 담고 있다.

‘송동본 계열’은 문장이 율문체이며. 배경은 송나라 시대의 황주 도화동으로부터 전개된다. 심 봉사의 이름은 ‘심학규’, 그의 처는 ‘곽씨’로 소개 된다.

여기에는 곽씨 부인이 아기를 갖게 해달라고 비는 이야기, 심 봉사가 순산과 아기의 장래를 축원하는 이야기, 심청이가 아버지의 개안을 위해 공양미 삼백석에 팔려가 임당수 재물로 바쳐진 이야기, 뺑덕 어미, 심봉사에게 사기 친 이야기, 심청이의 효심에 감동한 용암님이 연꽃에 다시 실어 보내 황제의 왕비가 돼 전국 맹인 잔치를 열어 심 봉사를 찾아 눈을 뜨게 하는 효 사상을 바탕으로 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전통국악인 판소리가 2003년 11월 세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돼 한국전통음악인 판소리 전공 국악인들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커다란 자부심을 심어준 계가기 됐다.

대한민국 전통국악예술문화로서 세계적인 대단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판소리 가사는 한문의 한시, 사자성어 등 매우 어렵게 돼 있어 판소리를 배우는 후학들에게는 이해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공도순씨도 판소리 이수 과정에서 어려운 가사들로 인한 답답함을 떨치지 못했었다고 토로할 만큼 가사 내용이 어렵다. 전수자도 구전으로 배워온 터라 어려운 가사 전달은 국악계의 숙제로 이어져 오고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5바탕 판소리 대다수 창본(唱本)은 가사만 수록돼 있어 어렵게 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이 때문에 공 씨는 심청가 판소리 전공자들에게 판소리의 어려운 가사를 쉽게 이해 할 수 있는 심청가 신창본(新唱本)을 발간(發刊)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판소리 신창본 제작에 물심양면 커다란 도움을 주신 분은 국악에 조예가 깊은 공현주 전 한국예술문화총연합회 해남지회장을 역임하신 부친의 역역(力役)한 감수로 대단원을 마칠 수 있었다며 아버지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한편 신창본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발간(發刊)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판소리 교재로 활용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방대하고 중요한 자료 등이 수록돼 있다.

해남읍 소재에서 부친 및 형님 가족 등과 함께 서향 국악당을 운영하고 있는 국악인 공도순씨는 이 책 발간을 계기로 우리나라 전통국악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기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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