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이 안철수와 장성민, 필요하다면 문재인까지 토론단상에 앉혀야 할 이유

筆者는 지난 28일 치러진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대한민국 헌정회장 선거가 끝난뒤 한영애 前 의원을 승용차 안에서 만나 잠시 담소를 나눈 적이 있었다.

전남 해남 출신 5선 김봉호 전 의원의 헌정회장 당선이 유력하다는 전망과 달리 이날 투표는 예상과 달리 재선에 불과한 유용태 후보가 당선된 바람에 선거에 패한 호남출신 김충조, 최재승, 강동원, 한영애 의원 등 전직 동교동계 의원들이 차안에서 패인을 분석하며 나눈 대화였다.

이 대화에서 한영애 전 의원은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과 나눈 일화를 소개했다.

평소 선거 상황분석을 잘 하는 한 전 의원을 두고 김 前 대통령이 "한영애는 대그빡이 좋아서 분석을 잘한다"고 하자 한영애는 "왜 총재님은 '머리' 라는 좋은 말 놔두고 항상 '대그빡'이란 말을 쓰냐"며 따지듯이 반박했다고 한다.

김대중 대통령이 즐겨쓰던 '대그빡' 이란 단어.

 대그빡?

아마도 호남사람 아니면 '대그빡'이란 단어가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지 모를 분도 많겠지만, 적어도 어렸을때 호남서 자랐거나 부모가 호남출신 이라면 이 투박한 사투리가 그리 낯설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사용한 '대그빡'이란 용어처럼  호남인의 恨과 정서를 대변하고 있는 단어도 드물  것이기 때문이다.

筆者가 호남인들이 어렸을때 무수하게 들었을 사투리인 '대그빡'이란 단어를 새삼스레 글의 소재로 등장시킨 이유는 다름아닌 작금의 영남 위주의 '대선판' 때문이다.

여야 주요 정당 후보들간 대진표가 거의 드러난 작금의 대선판에서 호남은 없다.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등, 이른바 유력대선주자 물망에 오른 인사들 모두 영남출신이다.

심지어 호남이 기반인 국민의당 조차 부산 출신 안철수가 유력 대선후보다.

현재까지로만 보자면, 대한민국 유력 대선주자들 모두 영남권인사로 채워진 셈이다.

지역적으로만 보자면 작금의 '영남패권주의' 상황이 호남정치가 처한 현실과 문제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호남이 만든 정당이고 호남출신이 당원의 70%이상 정당, 국민의당 지역구가 호남이나 다름없는 호남당에서 정작 호남출신 대선후보가 없다?

호남인은 영남출신 대선후보에 표찍는 기계인가? 아니면 호남정치인들은 똠방각하에 불과한 우물안 개구리인가?

호남이 당장 국민의당 유력주자 안철수 후보와  호남출신 대선주자 국민대통합당 장성민을 후보를 불러다 토론의장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필요하다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까지 호남문제 해결을 위한 대토론단상에 앉혀야 한다.

특정후보 유불리를 떠나 호남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호남문제의 근원은 정치적 소외감과 패배의식에서 비롯된 폐쇄적 저항주의에서 비롯된다.

김대중 대통령 집권시기만을 제외하곤 호남은 해방이후 정치는 물론이고 경제 사회 등 각 분야 주류사회서 사실상 배척당했다.

그로인해 호남은 대한민국에서 이른바 '왕따'가 된 것이다.

해방이후 김대중 대통령을 제외하곤 모조리 영남출신 대통령으로 채워진 정치 현실이 그 모든 것을 입증하고도 남는다.

심지어 특정 인터넷 사이트에선 대놓고 대한민국에서 호남을 떼내 아예 '전라민국' 으로 독립시켜라는 구호가 난무할 정도다.

따라서 호남이 처한 이 문제는 단순한 호남만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전체 문제가 된 것이다.

호남인의 구국의 열정과 명예로움은 "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다"는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라는 이순신 장군의 의기와 영광으로 연결된다.

이러한 호남이 한 때 친노의 포로가 되어 친노 이적(利敵)의 제물이 되어간 사실이 호남인으로서는 견딜 수 없는 일이었다.

더구나 문재인은 비서실장 시절에 호남 박대에 앞장선 인물이다.

심지어 노무현은 호남을 배제하기 위해 열린우리당을 창당하였고, 그로 인해 한화갑 같은 호남의 건실한 정치인들마저 친노로부터 배척되었다.

지난 시절 친노의 행위가 이 모든 것을 여실히 증명해준다 할 것이다. 결국 친노의 이용물로서 호남은 존재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지난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 당이 창당됐다.

지난 총선에서 호남이 압도적으로 국민의 당을 선택한 이유도 친노세력이 당의 주축인 더불어민주당이 호남을 대변하지 못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민의 당은 호남인들의 성원과 지지에 의해 창당됐고 당원의 70%이상이 호남출신이고 국회의원 대다수도 호남지역구다.

따라서 호남없이 국민의 당은 존재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이런 국민의 당에서조차 호남출신 대선 후보가 없다?

아니 대선후보가 없는 게 아니다.

국민의 당에 입당하겠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적통(嫡統)이자 전남 고흥 출신인 장성민을 반기기는 커녕 '문전박대' 한 것 이다.

호남인의 입장에선 가슴 아픈일이고 한편으론 수치스럽고 한심스러운 일이다.

호남의 민심은 서울수도권의 호남민심과 직결된다.

호남문제는 잠복된 상태지만 이번 대선에선 분출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국민의 당 안철수와 국민대통합당 장성민 후보를 호남문제 토론단상에 불러내야 한다.

물론 필요하다면 문재인도 초청해 3자가 호남정치 복원을 놓고 대토론을 해야 한다.

호남인들의 정치적 자존심과 소외감의 원인에 대해 먼저 진단해야 한다.

해방이후 아니 필요하다면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호남문제의 근원이 도대체 어디서 출발되었는지 한번은 따져봐야 한다.

누가 호남인의 정치적 피해의식을 치유해 호남정치 복원을 이뤄낼 후보인지 따져봐야 한다.

누가 이런 호남문제를 해결하고 영광된 통일 대한민국을 이끌 후보인지도 검증해야 한다.

동서통합 없이 국민대통합 없고, 국민대통합 없는 남북통일은 요원한 문제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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