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의 고장' 전남 강진에서 때아닌 '계영배(戒盈杯)' 논란이 일고 있다.

청자 계영배를 산 사람이 기능이 온전하지 못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자 강진군은 예술성을 평가받은 작품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모(48ㆍ전남 진도군)씨는 최근 강진군 누리집 자유게시판에 '청자공모전 심사 재심의 요청'이라는 글을 올려 지난 2008년 8월 강진청자축제 기간에 '대한민국 청자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청자진사계영배(靑瓷辰砂戒盈杯)'가 '계영배'가 아니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가득 차는 것을 경계하는 잔'이라는 뜻의 '계영배'는 기압 차이와 중력으로 액체를 옮기는 '사이펀의 원리'를 이용해 잔의 7할 이상을 채우면 술이 모두 밑으로 흘러내리게 돼 있다.

이는 지난 2000년 최인호의 소설 '상도'에서 조선시대 거상 임상옥이 실제 자신의 과욕을 자제하기 위해 간직한 사실이 언급되면서 화제가 됐다.

김씨는 "당시 계영배 1점을 70만원에 샀는데 술이나 물을 가득 부어 실험한 결과 절반 이상이 그대로 남아 있는 등 '계영배'가 아니다"고 주장하며 강진군에 심사 취소와 공무원 징계, 재발방지 대책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강진군은 당시 심사위원들이 기능성이 아닌 작품성과 창작성, 디자인 등을 중심으로 평가해 전혀 문제가 없으며, 민원을 제기한 사람과 작가와의 사이에 이뤄진 개인적인 거래 관계에서 벌어진 일로 군청이 책임질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신상식 강진군 청자박물관장은 "당시 심사위원들을 상대로 경위를 파악했지만 작품성을 위주로 평가한 공모전 심사에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김씨가 최근 게시판 등을 통해 군청에 무리하게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청자축제가 끝나면 명예훼손 혐의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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