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속히 부동산 경기를 사전에 연착륙 시켜야 한다. 가계부채 급증에 의한 부동산 경기 활성화는 마치 삭풍이 몰아치는 겨울, 부엌아궁이에 집어넣을 땔감이 없어 뒷방의 장롱을 부셔 땔감으로 낡은 화롯불을 지피는 것과 같다.

여기서 ‘낡은 화롯불’이란 1997년 하반기 외환위기 이전에 추진되었던 실물자산(부동산) 가격 상승 시대의 경기부양책을 말한다. 당시에는 빚으로 사들인 주택의 가격이 계속 상승하여 원금과 이자를 모두 갚고 자본이득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젠 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만연하면서 소득은 정체 내지는 감소하고 자산가치(집값)은 하락하고 있다. 예로서, 2009년 이후 입주한 수도권 아파트의 55% 매매가격이 당초 분양가격 아래로 떨어졌다.

여기서 유의할 것은 조만간 닥칠 한국의 경제위기는 1997년 하반기~1998년의 외환위기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당시에는 정부의 재정과 가계가 모두 건전했었으나 기업 부채가 문제였었던 반면에, 이번에는 가계·기업·정부 모두가 부채를 짊어지고 있음으로 인하여 현재 한국은 ‘부채 공화국’이기 때문이며, 또한 과거‘금 모으기 운동’과 같은‘시민 정신’이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의 ‘만인 대 만인의 투쟁’으로 실종되었기 때문이다.

모름지기, 가계의 생존이 달린 부엌 아궁이 불을 지속적으로 지필 수 있는 땔감을 구해야 한다. 그것의 왕도(王道)는 단순히 ‘창조 경제’에 의한 벤처기업의 발굴이 아니라 최근에 중국의 추격 및 추월과 미국의 수입규제 속에서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한국 대기업의 ‘신(新)성장동력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여 양호한 직장(decent job)을 공급하는 것이다.

물론, 미래의 성장동력산업을 키우기 위해, 벤쳐기업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발굴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에 의한 대기업의 투자심리 회복이 필요하다. 현재 한국경제 위기의 본질은 기술교착상태(Technological Stalemate)로 인한 잠재 성장력의 소진이다. 병인(病因)을 정확히 모르고 증상에만 대증요법을 하고 있으니 인체(人體)는 죽어갈 수밖에 없다. 즉,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은 몰락하고, 실업(특히 청년실업)은 폭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가계부채 폭탄의 뇌관을 우선 제거해야 한다. 왜냐하면 기업이 걸어갈 척박한 길에 묻혀있는 지뢰가 바로 가계부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실기업에 대한 부동산(특히 주택)을 환매조건부로 매입함과 동시에 저(低)신용자를 위한 보증기구를 만들어 금리부담을 경감시켜 주어야 한다.

회고해보면,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대선공약에서 ‘국민행복기금’을 만들어 1000조 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를 해결하겠다고 선언했었다. 이를 받들어, 금융위원회는 ‘국민행복기금’을 통하여 총 95만명의 금융채무 불이행자 중에서 1년 이상 연체자 48만 명의 갚지 못한 5조원 규모의 채권을 원금의 5~6% 가격에 금융회사가 매입하고 그 매출금을 50%(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는 70%)까지 감면해주기로 방침을 세웠었다. 채무자는 감면 뒤 남은 매몰금을 8~10년 동안 분할 상환하는 계약을「국민행복기금」과 체결하며 이러한 연체자는 ‘신용불량자’라는 낙인을 떼어내고 재기할 수 있게 된다(한국경제, 2013. 01. 14)

저작권자 © 데일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