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유지 받들겠다더니 알고보니 관장사?

김선동 의원이 목숨걸로 막겠다는 '한미FTA' 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 생각 짚어봤나?

지난 4.27순천보선에서 당선된 민노당 김선동 의원이 당선이후 보여준 여러 행태가 선거당시와는 확연히 달라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궐선거 당시에는 김선동 의원이 내건 주요 공약은 지역개발에 관한 사항들이 주를 이뤘고, 특히 순천시가 추진중인 정원박람회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이 문제에 대해 노력한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다.

오히려 순천의 민노당은 순천시와 포스코가 추진하는 순천만 PRT사업을 공식적으로 반대하는 성명까지 발표해 정원박람회 성공적인 개최에 지원은 커녕 반대한다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PRT사업은 정원박람회를 성공리에 치를 수 있는 필수 교통시설이나 다름없다.

반면 김선동 의원이 국회에 들어가 했던 활동은 한미 FTA문제와 같은  중앙정치에서 이뤄진 국가적 이슈쟁점 사안에 진보진영을 대변한 극한투쟁이 전부였다.

실제로 지난 12일 순천지역구 사무실 개소식에서 김 의원은" 지난 4.27재보선에 당선된 이후 한미FTA 비준반대 문제와 주한미군의 고엽제 매립의혹 대처에 전념하느라 지역을 자주 찾아보지 못한 송구스럽다"고 지역민에게 전했다.

특히 한미FTA와 관련해선 "한미 FTA는 제2의 한일합방과 다름없다"면서 "경제 합방인 한미FTA를 목숨 걸고 막겠다"고 말했다. 

선거때는 노무현 전 대통령 유지 받들겠다고 하더니, 이제와선 한미FTA가 '제2의 한일합방' 

민노당 김선동 후보가 지난 보궐 선거 당시 각종 토론회나 연설에서 강조하고 또 강조했던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가겠다는 발언이었다. 여기에 김경재 후보의 북한 3대세습 문제와 관련해 질문이 쏟아지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색깔론 시비의 최대 피해자였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언급하며 북한 3대세습에 대한 질문을 피해갔다.

보궐선거당시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를 떠받들겠다던 김선동 의원이 지금 목숨을 걸고 반대하겠다는 한미FTA문제에 대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각은 어떠했을까?

참여정부에서 노 대통령의 의중을 받들어 일했던 핵심참모진의 생각은 김선동 의원과 달리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FTA문제데 대해서 적극적인 추진의지를 갖고 있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참여정부에서 실질적인 정책 브레인이었던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6월 25일 노대통령 서거 2주년 특별강좌에서 "노대통령은 한미FTA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고 주장하여 상반된 시각을 보였다.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한미 FTA 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은 자신감 갖고 있었다"

김 전 실장은 "참여정부에 관여했던 분들 중에도 이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을 이상하게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입장이 곤란해서 그러는지 아니면 편한 게 좋아서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마치 대통령께서 한미 FTA에 대해 후회를 하신 것처럼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라며 운을 뗐다.

김 전 실장은 "개방을 한다? 개방을 하고 난 다음에 엄청나게 많은 문제와 시련이 겪게 될 텐데, 이를 이겨나갈 수 있을까? '틀림없이 이겨나갈 것이다' 이런 확신이 있으셨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이 한미FTA를 반대하는 많은 분들과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노대통령의 의지를 회고했다.

또한 김 전 실장은 " 결국 경제와 사회도 어떤 사람이 하느냐에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문화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가 없다는 이야기지요. 우리는 브라질 사람도, 멕시코 사람도 아닙니다. 숱한 어려움을 넘어 왔던 한국 사람입니다. 다를 수 있죠."라고 노대통령이 한국인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실장은 다른 강의에서 성장과 복지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김 전 실장은 "진보진영에서 다음 대통령이 나온다면 어떻게 할까요? 성장을 생각하지 않을까요? 반드시 생각하고 성장정책을 중요한 정책으로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복지만으로 성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대통령이 되면 달라질 겁니다. 산업구조조정과 서비스 산업을 포함한 신산업의 문제, 자본시장과 금융의 문제 등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 때 어떻게 할 겁니까? 다시 대통령의 얼굴에 ‘시장주의자’와 ‘신자유주의자’의 낙인을 찍고 그 등에 칼을 꽂을 건가요? 이런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됩니다. 이렇게 해서는 진보정권과 개혁정권이 설 수 없습니다. 설 이유도 없습니다"라며 참여정부 당시 민노당 등 진보좌파 진영의 비판에 대해 반박했다. 

노 전 대통령 " 우리 국민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권하고 싶다" 며 한미 FTA 강력 추진

또한 노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이다’에서 “국민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권하고 싶었다. 의욕이 지나쳤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사의 흐름을 타고 과감한 도전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FTA 추진의 취지를 밝혔다. 또한 노대통령은 “나는 우리 국민의 역량을 믿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다 이루어낸 우리의 현대사를 볼 때 국민들이 FTA에 내포된 위험과 불확실성을 감당해 갈 수 있다고 믿었다. 이런 믿음이 없었다면 한미FTA를 추진하기로 결심하지 못했을 것이다”라며 대한민국 국민들의 역량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특히 노대통령은 한미FTA를 반대하는 좌파세력에 대해 “개방과 관련된 진보주의자들의 주장은 사실로 증명되지 않은 것이 많았다. 예컨대 1980년대 초반 ‘외채망국론’이 있었다. 나도 그런 강연을 하고 다녔다. 책 읽고, 팸플릿도 읽었다. 논리의 일관성은 있었지만, 우리나라 현실에 꼭 맞는 것은 아니었다. 그분들은 세계무역기구 가입도 반대했다. WTO에 가입하지 않았더라면 한국경제는 어떻게 되었을까?” 선진국 클럽이라는 OECD가입도 그렇다. 나도 야당 시절 안주거리처럼 비판했다. 그런데 OECD 가입 자체가 잘못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라며, 좌파진영의 그릇된 분석을 비판했다.

김현종 전 통삽교섭본부장은 이러한 상황을 보다 더 상세히 설명해놓았다. 김현종 전 본부장은 WTO 법무팀에서 근무하던 시절, 노무현 당선자로부터 연락을 받고 귀국하여 FTA를 활발히 추진해야한다는 점을 건의했고, 노대통령은 그의 의견에 동의하여, 외교통상부 차관보로 그를 임명한다. 즉 노대통령은 이미 당선자 신분 때부터 FTA 추진 의지를 밝힌 것이다.

FTA 추진이 난항을 겪을 때마다 노대통령은 “김 본부장, 한미FTA가 되면 물론 좋지만 안 돼도 내가 책임지는 거고, 돼도 내가 책임지는 거요. 본부장은 철저히 장사꾼 논리로 협상하고, 한미동맹 관계나 정치적 요소들은 절대로 의식하지 마세요. 모든 정치적인 책임은 내가 질 겁니다.”라며 격려했다.

민노당 김선동 의원이 목숨걸고 반대하겠다는 한미FTA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추진의사를 강력히 피력했고 그 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런 한미FTA를 선거 당시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유지를 이어가겠다며 지역민들에게 그렇게 강조하더니 당선되자마자 노 대통령의 유지를 떠 받들기는 커녕 '제2의 한일합방' 이라며 목숨걸고 반대하겠다는 김선동 의원의 언행은 선거당시 그를 지지했던 대다수의 순천시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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