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작물 훼손당했다'며 비래마을 주민들이 등산로 강제봉쇄

▲ 순천왕지지구 뒷산 등산로 일부 구간을 비래마을 주민들이 강제 폐쇄했다. 사진은 철조망을 이용해 등산로를 가로막은 전경
순천시 왕지지구에 위치한 '비래마을' 뒷산 등산로를 비래마을 주민들이 일방적으로 폐쇄시켜 논란이다.

왕지지구는 순천의 대표적인 주거단지로 지구내에는 대주아파트를 비롯해 현대아파트와 현대산업개발아파트,부영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서 신도시 주거기능을 전담하고 있는 지역이다.

왕지지구에 사는 주민들은 단지 뒤에 위치한 비래마을 뒷산을 등산로로 이용하고 있고 이용객 수도 하루평균 수백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순천시는 마을 뒷산 등산로 주변 곳곳에 쉼터나 벤치를 설치했고, 최근에는 운동시설까지 설치해 가벼운 등산을 즐기는 지역민들을 배려하기도 했다.

문제는 지난 7월 초 비래마을 주민들이 뒷산 등산로 주변 밭작물이 분실된다는 이유 등으로 등산로를 일방적으로 폐쇄키로 결정한 것.

이 결정에 따라 마을 주민들은 일부 등산로 입구를 바리게이트로 봉쇄하고 가시철조망으로 등산로 진입로와 도로 중간 곳곳을 막아 버렸다.

본보가 취재차 방문한 등산로 주변에는 이들 마을 주민들이 설치한 것으로 보여지는 밭작물 분실로 인해 불가피하게 등산로를 폐쇄하겠다는 문구가 실린 현수막이 마을 입구에 높이 걸려 있었다.

등산로가 시작되는 진입로나 등산로 중간 곳곳에는 가시철사를 이용한 철조망을 설치해 등산객이 산에 진입하는 것 자체를 차단시켜 버렸다.

특히 일부 구간의 경우 강제수용소에서나 볼수 있는 가시철조망으로 등산로를 전면 봉쇄시켜 혐오감과 공포감마저 주고 있다. 

▲ 취재도중 만난 쉼터에서 쉬고 있는 등산객은 비래마을 주민들이 등산로를 폐쇄한 것에 불만을 쏟아냈다.이들이 쉬고 있는 쉼터도 최근 순천시가 설치한 것으로 보이지만 자칫 무용지물로 전락할 소지도 있다.

순천시가 시민의 세금을 들여 등산로 주변에 설치한 쉼터나 벤치 운동기구 등도 자칫 무용지물로 전락할 소지가 있다는 점도 문제다.

등산로 진입로 자체를 가로막아 버린 탓에 등산객들이 이런 시설물들을 이용할 수가 없는 것이다.

취재도중 만난 등산객들은 마을주민들의 이런 조치에 하나같이 불만을 터뜨렸다.

평소 뒷산을 등산한다는 등산객은 이날 본보와 만나 "비래마을 주민들이 밭작물이 분실돼 이런 조치를 취했다고 하지만, 철조망까지 설치해 폐쇄시킨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고 분개했다.

또 다른 주민도 " 현대산업 아파트 주변 노점에서 채소나 야채를 파는 노인들도 비래마을 주민인 것으로 아는데, 사실상 같은 동네나 다름없는 사람들이 이런 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은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데일리안광주전라=박종덕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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