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후보에 맞선 야권 단일대오 구축vs 다자구도 선거판 '힘겨루기'

호남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순천총선이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순천선거가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호남서 유일하게 새누리당 당선 지역인 순천의 이정현 후보가 이번에도 과연 순천을 수성할 수 있을지 여부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4.7.30 보궐선거는 당시 순천 통진당 김선동 국회의원이 국회본회의장서 최루탄을 투척한 혐의로 국회에서 퇴출당하는 등 정치적 격변기에 치러진 선거였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 집권 초에 치러진 선거였기 때문에 정권의 실세였던 여당 이정현 후보에 거는 기대가 컸고, 이런 이유로 '예산폭탄' 이라는 선거구호가 유권자들에게 먹힐 수 있었다.

순천대학교 의과대학 유치 공약도 그런 점에서 실현 가능한 기대를 모았고 이런 기대가 순천시민들에게 총체적으로 반영돼 이 후보는 당시 선거에서 서갑원 후보를 거뜬히 누르고 이길수 있었다.

하지만 1년 6개월이 지난 현 상황은 당시와는 많이 달라졌다.

일단 박근혜  정부가 집권후반기에 접어들었고 당내에선 친박-비박 계파들간 권력싸움이 너무 치열하다. 집권여당의 권력싸움에 신물난 여권지지층도 그만큼 늘었다.

이번 공천과정을 둘러싼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의 정책이나 이념적 스팩트럼도 대동소이 하게 바뀌었다.

엊그제까지 새누리당에서 중책을 역임한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더민주당의 공동선대위장으로 추천될 정도이고, 반대로 과거 민주당서 3선을 역임하고 전북도지사 후보 명함까지 내밀었던 강봉균 전 장관은 지금 새누리당 선대위원장으로 오르내린다.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던 김종인 대표가 더민주당 당 대표이고, 더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조경태 의원이 새누리당에 전략공천을 받을 정도다보니 정책이나 이념은 무의미 해졌다.

솔직히 합종연횡을 빙자한 배신의 정치가 난무한 정치판에서 정책과 이념, 가치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여기에 양당체제와 친노패권주의에 싫증난 국민의당이 호남에 둥지를 트는데 성공, 적어도 순천선거에선 3당 체제가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문제는 이정현 후보가 지난 보궐선거 당시 내건 공약이 제대로 이행됐는지 여부에 대한 시민들의 판단.

특히 순천대 의대 유치 공약와 관련해선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

순천대 의대 유치에 앞서 대안으로 제시한 보건복지부 산하 의료취약지에 대한 공공의대 신설에 관해 순천이 과연 최적지인가에 대해서도 찬반논란이 분분하다.

예산폭탄에 대한 논란은 점차 증폭될 조짐이다.

일부에선 이 의원이 순천시에 예산폭탄을 퍼부었다는 주장에 대해 "나에겐 예산폭탄은 커녕 파편도 안튀었다"면서 "예산폭탄을 맞은 사람들이 이 의원 지지하면 되겠네"라는 조롱도 나돈다.

실제 순천지역 시민단체는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이 의원의 예산폭탄 주장에 대해 일일이 반박하는 등 논란이 뜨거워 지고있다.

무엇보다 이 후보가 절대적 우위를 가진 곡성지역이 순천 선거구에서 떨어져 나감에 따라 선거전망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지난 보선에서 순천서는 3523표 밖에 차이가 나지 않은 반면, 곡성군에선 7681표의 압도적 표차를 보일 정도로 우위지역인 곡성군의 선거구 이탈은 이 후보에겐 불리한 선거구도의 서막이었다.

조직과 선거구도의 변화도 주목된다.

보궐선거 당시 이정현 후보를 도왔던 상당수 인사들은 다름아닌 현 조충훈 순천시장 지지자들과 당시 서갑원 후보와의 경선서 패한 노관규 후보의 오갈데가 없는 지지자들 이었다는 건 부인하지 못할 사실이다.

당시 혜성같이 순천선거에 나타난 곡성 출신 현 정부 실세 이정현 후보에게 등장한 이들은 이 후보에겐 생각지도 못할 우호세력이었다.

결국 이 후보는 이들 우호세력을 등에 업고 보궐선거를 치렀고, 이들 역시 이 후보 당선에 지대한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당시 서갑원 후보의 출전 명분도 취약했다. 정치자금법에 연루돼 국회의원직을 관둔 후보가 해당지역 보궐 국회의원 선거 후보로 다시 나선다는 게 누가봐도 호감을 사지 못한 것도 사실이었다.

이런저런 이유와 특수한 정치적인 상황에서 이정현 후보는 무난히 당선됐다.

하지만 최근 더민주당 경선에서 노관규 후보가 김광진 후보를 물리치고 승리하면서 노 후보의 지지세가 결집되고 있어 주목된다.

세간에선 노관규 후보가 과거와 달리 겸손해졌다는 평가가 나돌면서 그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면서 그에 대한 지지세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따라 지지자들은 회군했다. 더 이상 이 후보 지지세에 가담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더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를 지지했던 인사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낙선한 후보들의 공약도 같이 검토해 추진하기로 하는 등 단일대오를 위한 세규합도 시도하고 있다.

게다가 과거 이 후보 지지했던 조충훈 순천시장 지지자들도 관망세로 돌아섰다.

이와관련 조 시장 측 핵심인사는 "최근 돌아가는 사태가 여의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로 하고 선거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때 이정현 후보를 도왔던 순천지역내 정치세력 두축이 사실상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다.

지역의 한 새누리당 인사는 "어차피 이들 지지자들은 새누리당 인사가 아닌만큼 때가 되면 떠날 인사들이었다"면서 "이 후보가 지난 선거에서 이긴 뒤 이들을 새누리당 조직으로 규합해 지역에 뿌리 내렸어야 했는데 그렇치 못해 아쉽다"고 평가했다.

반면 순천지역내 새누리당 인사들과 그간 이정현 후보의 뜻에 동참한 지지자들이 대거 이 후보 지지대열에 합류할 조짐이다.

실제 19일 오후 2시 이정현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간담회 자리에 지역내 새누리당 인사들이 앞자리에 참석하는 등 이 후보 지지열기 확산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다자구도 양상으로 전개되는 선거판은 이 후보에게 여전히 희망을 갖게 한다.

'1여 4야' 구도야말로 1년 6개월 동안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표관리를 해 온 이 후보에겐  더할 나위 없는 유리한 구도다.

일단 인물경쟁력이 가장 뛰어난 국민의 당 구희승 후보 가세에 따른 선거구도는 이정현 후보에겐 여전히 호재다.

구 후보는 이미 여러차례 국회의원 출전 경력을 갖고 있는 인지도 있는 당선권 인사로 3당 체제를 공고히 할 수 있는 후보로 같은 당 손훈모 변호사,정표수 후보와 경선을 앞두고 있다.

여론조사에선 두 후보에게 다소 뒤쳐진 양상이지만, 본선 경쟁력은 충분하고 달변가로 특히 TV토론 등을 통해선 여론반전 소지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전교조 출신의 무소속 박상욱 후보, 민중연합당 정오균 후보의 등장은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에게 다자구도를 형성해 더할나위 없는 선거구도를 형성해 주고 있다.

특히 순천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김선동 후보 보좌관을 지낸 민중연합당 정오균 후보의 등장은 김선동 전 의원 지지세력을 규합시킨 효과를 갖게 한다.

민주노총이나 농민회, 전교조 등 지역내 노동자단체나 농민단체들이 이들 후보들을 지지하게 되면 노관규 후보나 구희승 등 야권 유력후보들에겐 자칫 치명타를 안겨줄 수도 있다.

호남에서 유일하게 새누리당 수성(守城)지역인 순천.

이정현 후보에 3선 도전에 맞선 더민주당의 노관규 후보, 국민의 당 구희승 후보.

이들이 이정현 후보의 수성의지에 맞서 순천을 야권성지로 탈환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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