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덕 본부장
광양시의회 이정문 의원이 제198회 임시회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일본 대지진 이후 한국진출을 모색하는 일본기업들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는 광양시의 무사안일한 태도를 질타했다고 한다.

cnb 인터넷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의원은  이날 “경상북도는 최근 일본 기업체 3곳과 인프라 구축과 세제 혜택 등에 대한 상담을 잇따라 마쳤으며 대구시도 일본에 기업유치단을 파견해 투자 상담을 함과 동시에 기업유치 홍보계획을 대대적으로 추진 중 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또한 “충청북도와 울산시도 집중적인 계획과 전략수립에 나서고 있고 전라북도 역시 최근 일본의 히타치, 미쓰비시, 아스카와 등의 기업들과 새만금지구나 익산 외국인 부품 소재단지 진출을 위한 지원책을 강구중에 있지만 광양시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고 한다.

이 의원이 이런 지적을 한 이유는 광양만권이야말로 일본과의 지리적 여건이 가장 우수하고 자유무역지구와 그리고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여수화학산단 등이 있어 기초소재를 공급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컨테이너항만과 배후부지를 갖고 있어 수출입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금도 일본 시모노세키와 오가는 카페리가 운항중이어서 일본에선 일본기업들의 투자최적지로  꼽고 있는 지역이다.

여기에 섬진강 유역은 일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으로 역사적으로도  임진왜란 당시 일본이 이곳을 통해 조선에 상륙하는 등  광양만권 혹은 섬진강권은 과거 일본에게 있어서 전략적 요충지로 여겨지던 지역이었다.

이 의원은 이런 휼륭한 입지조건과 역사적배경까지 갖추고 있는 지역임에도 광양시의 투자유치 정책이 '의지부족-능력부족-역량부족' 으로 인해 다른 지자체에 그 모든 걸 빼앗기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본보는 올해 3월 11일 일본 대지진사태가 난 직후 '일본대지진, 우리에겐 한편으론 기회일 수 있다' 는 칼럼을 통해 '대지진으로 공장이전을 검토하는 일본기업을 광양만권에 유치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이어 며칠뒤에는 ‘미래의 한일관계, 광양만권에 달렸다’ 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일본 기업유치는 물론, 광양만권에 일본촌(JAPAN TOWN) 조성 필요성을 언급했다.

당시 이 칼럼이 언론보도를 통해 나가자 핵심 중앙부처는 물론 광양세풍산단을 조성하는 시행사까지 문의전화가 쇄도하며 그 가능성과 필요성을  타진했고, <중앙일보> 등 중앙의 주요 일간지 역시 필자의 주장을 인용보도 했다.

실제로,  본보는 광양만권 일본촌 유치 필요성에 대해 20,000명이 넘은 트위터를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대다수의 트위터리안들의 긍정적인 답변도 얻어냈다.

여기에 발맞춰 당시 순천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모 후보는 본보에게 대지진으로 고통받는 일본기업 유치 프로젝트 실현가능성에 대해 문의하고 확인한 결과 본인의 최대선거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본보와 오랫동안 인연을 맺은 중앙의 핵심인사를 통해 일본대사관과 연결하고 일본대사 등 관계자를 만나 일본기업의 한국투자유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이후 추진동력이 상실됐다. 배부른 광양시가 일본기업 유치에 별 관심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료조직 특유의 부서간 '일 떠넘기기' 도 비일비재했다.

추진 부서 계장은 애초에 일을 시작했으면 중심을 잡고 추진하는 게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나몰라라' 해 버린 것이다. '지네가 아쉬우면 찾아 들어올 것이다' 라는 생각에서다. 굳이 광양시가 나서서 일본기업이나 관련자를 초청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다른 할 일도 많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투자유치에 대한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아쉬운 소릴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인데, 내심, '광양시에 기업할 생각 있으면 알아서 들어와라'는 식의 사고를 갖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전국의 다른 지자체는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 의원이 언급했듯이 경북의 대구시를 비롯해 포항, 부산, 대구,울산 등 광역시는 물론이고 경기도,강원도,충청도,경상도 등 일본기업 유치를 위해 안 나선 곳이 없다.

포항시의 경우 아예 T/F팀을 만들어 일본기업 초청설명회를 가졌고 투자유치 사절단을 꾸려 일본을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심지어 일본과는 거리가 먼 서해안에 위치한 평택과 같은 도시도 일본전자부품기업 유치를 위해 애쓰고 있다.

일본 대지진사태 직후 광양만권에 일본기업 투자유치 필요성을 제일 처음 강조한 본보 역시  아이디어만 내어주고 남의 자치단체 좋은 일만 시킨 꼴이 됐다.  .

광양시는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먹여 살리고 있다보니 투자유치 할 필요도 없고, 이런 문제에 대해 별 신경 쓸 이유도 없다는 게 평소 광양시를 안다고 하는 주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래서 수천억을 들여 조성한 광양항 배후부지가 몇 년이 지나도록 텅 비어있다. 그래도 누구하나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한 사람이 별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광양시의 시세가 작아 투자유치 역량이 안되다보니 어쩔수 밖에 없다고 핑계 아닌 핑계를 대면서도 인근도시와의 통합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역량이 안되고 힘이 없으면  광양만권 인근도시인 순천. 여수와 통합해 힘을 합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순천시가 통합하자고 하면 정색하며 반대하는 광양시의 '놀부 심보'에 대해선 한편으론 이해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양만권 3개 도시 통합을 서둘러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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