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안보시국에서 국가안보관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

20대 총선에서 전남 순천곡성 지역구는 이정현 현 의원에 맞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예비후보 9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고재경, 구희승, 김광진, 김선일, 노관규, 정표수, 이정현, 손훈모, 서갑원, 박상욱.(선관위 제공)

순천곡성 국회의원 후보들이 무려 10명이나 난립하다보니 누가 누군지 구별조차 힘들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노관규, 서갑원, 김광진,고재경,김선일 후보까지 5명이, 국민의 당 후보는 구희승, 정표수,손훈모, 박상욱 4명, 그리고 새누리당 후보인 이정현 의원까지 합쳐 총 10명이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아마도 호남지역 선거구에서 가장 많은 후보들이 출마한 지역구 일게다.

일부에선 이름조차 낯설은 후보들이 명함을 내밀다보니 어색하기 짝이 없다고 한다. 심지어 특정 후보에 대해선 국회의원 후보로서 자질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는 말까지 나도는 상황이다.

출마 후보가 많다보니 능력이나 정책검증도 구별하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최근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이 국가안보비상시국으로 이어지면서 출마한 인사들의 안보관을 면밀히 주목할 기회가 됐다.

주지하다시피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라는 초강수를 둔 건 북한의 4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원인이 있다. 실제 여러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많은 국민들이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을 폐쇄할 수밖에 없었던 근본원인은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무력도발 때문' 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먼저 북한의 책임을 엄중히 물은 뒤에 정부의 합리적 대응을 촉구하는 게 책임 있는 후보들의 자세다. 그런데 일부 후보가 발표한 논평에선 북한의 도발엔 함구하고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데만 혈안이 돼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서로 입을 맞춘듯 북한보다는 남한 정부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우리정부를 비판한 점에 대해선 참으로 유감이다.

또 "안보는 보수"를 표방한 국민의 당 후보들 역시 마찬가지다.

후보들의 이런 입장과 관련해 국민정서는 물론이고 순천시민들의 안보정서를 그렇게 왜곡해 판단하는 것인지 한편으론 이해할 수 없다.

순천시민들 상당수는 지난 2014.7.30보선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를 선택했다.

그를 선택한 이유는 '예산폭탄' 등 여러 요인이 있었겠지만, 중요한 것은 순천시민들은 그가 안보문제에 관한 보수적 입장을 견지한 새누리당 후보라는 사실을 알고도 찍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국정교과서 강경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장본인이자, 안보문제에 대해 가장 강경 보수 입장에 가까운 친박의원이지만 순천시민들은 그를 지지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여전히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런 지지세를 보건대, 순천시민들 상당수는 최근 불거진 국가안보비상 시국상황에 관해 보수적 입장, 즉 북한의 무력도발에 맞서 박근혜 정부가 단행한 개성공단 폐쇄 방침을 지지한다고 봐도 무방한 것이다.

하지만 일부 후보들은 이런 순천시민들의 안보관과 달리 개성공단서 흘러나온 자금이 핵개발자금으로 쓰인 근거가 어디에 있느냐며 따지고 있다.

개성공단 임금의 70%가 북한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서기실과 39호실로 상납되고, 이 자금은 핵·미사일 개발 등에 쓰이는 것으로 파악된 정황은 충분하다.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당하고도 개성공단을 유지한 것은 김대중 정부 ‘햇볕정책’의 성과로 착수해 남북경협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개성공단에 대한 ‘정치적 판단’ 때문이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미국 에드 로이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개성공단 제품이 북한의 노예노동에 의해 만들어지고 북한 체제에 수백만 달러의 현금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그해 미국 의회조사국은 “개성공단 이익이 핵무장을 추진 중인 북한 정권에 들어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2009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도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막대한 돈을 지원했으나 핵무장하는 데 이용되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은 북한 주민들에게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가르치는 데 기여한 측면이 있다. 과거 정부나 현 정부나 개성공단의 달러가 김정은 정권에 흘러들어 간다는 점을 알고도 모른 척한 데는 개성공단이 남북관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북한 김정은 정권은 우리정부의 이런 기대를 져버리고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보답했다. 

순천에 출마한 후보들은 당적에 관계없이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대북 퍼주기’로 북의 체제 존속과 핵·미사일 개발을 도운 일부터 국민과 순천시민 앞에서 비판할 줄 알아야 한다.

국회의원은 지역구 이익을 위해 중앙에서 일하지만, 국가안보와 같은 중대 국익을 위해서라면 지역구의 희생을 감수할 용기를 갖춰야 한다.

순천시민들은 비록 당론과 다르지만 안보문제에 관한 용기있는 목소리를 낼 후보를 진정으로 원하는지도 모른다. 

저작권자 © 데일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