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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양택 교수 명칼럼] 한국경제의 위기상황과 정치권의 불감증<1>
임양택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명예교수 | 승인 2016.01.25 08:47

본보는 세계적인 석학인 임양택 명예교수(한양대학교 경제금융대학/한국예탁결제원 前 상임감사)의 한국경제위기 상황과 그 해법을 모색한  9개의 칼럼 글을 시리즈로 연재하고자 한다. 임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사전에 정확히 예측하고 이에대한 진단과 처방전을 마련하는 등  대한민국과 한국경제가  가야할 길을 제시한 우리시대의 현자(賢者)다.

 

한국경제사는 3가지 기적을 기록했다. 첫째,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주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고 시장경제체제를 선택한 유일한 국가였으며, 산업화를 토대로 민주화에 성공하였다. 둘째, ‘식민 지배를 받던 국가’에서 출발해 ‘식민지 경영을 해온 선진국들’과 어깨를 겨룰 만큼 경제력을 쌓아 올렸다. 셋째,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원조를 주는 국가’로 경제력을 키웠다.

그러나 최근에 모건 스탠리는 ‘불안한 10개국(troubled 10)’으로서 한국을 포함하여 러시아·브라질·칠레·페루·콜롬비아·남아공·대만·싱가프로·태국을 적시하였다. 또한, 세계 석학들은 한국 경제에 대해 냉혹한 비판과 엄중한 경고를 쏟아냈다(조선일보, 2016. 1. 2. 사설).

제프리 프랑켈 하버드대 교수는 "과거 영광에 비교하여 현재 한국경제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스티븐 조지 예일대 교수는 "한국의 경제 위축은 중국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 한 수출주도 국가의 대표적 실패 사례"라고, 리처드 홉스 매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 연구소장은 "중국 추격이 무서워지는데, 한국은 아직 냄비에서 탈출하지 못 한 개구리"라고,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 교수는 "한국 정부가 구조 개혁 없이는 더 이상 고(高) 성장이 어렵다고 솔직하게 털어놔야 한다"고 각각 지적했다.

한국 정치권의 포풀리즘과 노조의 기득권 추구가 한국경제를 ‘쇠락의 길’로 내몰고 있다. 한국 경제 기반이 무너지고 있는데도 4대 개혁(공공·노동·금융·교육)이 표류하고 있으며 경제활성화 법과 노동개혁 법이 국회에서 잠들고 있다. 아무리 '경제 위기'라고 외쳐도 '금배지 달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정치인들에겐 '마이동풍(馬耳東風)'이다. 더욱이,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고위 간부들은 유일호 경제 부총리 후보자의 청문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

한국은 경제성장률이 2%대로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리스크가 대두되어 한국의 수출이 크게 둔화될 것임과 동시에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급격한 자본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진퇴양난에 직면하고 있다. 게다가 원화는 달러화에 대해서는 약세를 보이지만 엔화와 위안화에 대해서는 강세를 보이는 ‘통화 샌드위치’ 상황에 빠져있다.

따라서 한국은 향후 슈퍼달러 및 초엔저의 현상과 2~3년 내에 닥칠 수 있는 중국경제의 경착륙에 대비하여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컨틴전시 플랜’(긴급대응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하버드대학교의 로고프 교수는 세계 금융위기 800년사를 연구한 그의 명저 “이제는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 에서 경제위기가 한번 발생하면 경제성장률이 반토막 난다고 주장했다.

1997년 외환위기 전에 연평균 9%대의 고(高)성장을 구가했던 한국경제가 그 이후 5%대로 성장률이 낮아졌었고, 다시 2008년 3/4분기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2~3%대로 추락했다. 이제, 다시 한 번 위기가 온다면 1% 대 성장률로 주저앉을 것이다. 이 경우, 대량 실업이 범람할 것이며 세종로에는 붉은 띠를 두른 ‘귀족 노조’가 아니라 ‘헐벗은 군상들’로 채워질 것이다.

한국경제는 이제 정말 잘 못하면 1997년 외환위기로 추락할 수도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정파나 좌우이념을 떠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전심전력해야 경제위기를 겨우 극복할 수 있을 정도의 백척간두에 서있다. 과거 외환위기가 발생했었던 1997년에도 대선이 있었다. 이번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이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하루 빨리 위기대응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끝으로, 우리가 ‘중국 리스크’를 염려하고 있지만, 가장 큰 리스크는 한국 정치권의 경제위기 불감증과 ‘막가파 식’의 정치 횡포이다.

필자는 「비전없는 국민은 망한다」(매일경제신문사, 1995년)와 「쿼바디스 도미네 : 성장 복지 통일을 위한 청사진」(나남, 2011년)을 출판하였다. 이젠, 모한다스 간디의 국가 패망에 이르는 7개 사회악(① 원칙 없는 정치, ② 노동 없는 부(富), ③ 양심 없는 쾌락, ④ 인격 없는 교육, ⑤ 도덕 없는 산업, ⑥ 인간성 없는 과학, ⑦ 희생 없는 종교)를 되뇌이며 ‘쿼바디스 코리아!’를 외쳐야 할까?

임양택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명예교수  limyt@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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