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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테러방지법' 외면한 국회, 소 잃고 외양간 고칠 것인가?
미래안보교육문제연구소장 박 동 남 | 승인 2015.12.11 08:36

불특정 시민들을 향한 무차별 테러가 전 지구촌을 경악시키고 있다. 지난 달 프랑스 파리와 아프리카 말리에서 발생한 테러는 지금까지의 방법과는 다른 잔혹성을 보이고 있다. 테러범들이 총기를 난사한 파리의 극장 안에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바닥에 쓰러지면서 유혈이 낭자해 마치 생지옥과 같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말리 호텔에서는 테러범들이 무슬림 여부를 물어 무차별 학살하는 만행이 저질러지기도 했다. 가히 들불처럼 번지는 테러 앞에 지구촌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다행이 이번 테러를 계기로 서방세계는 물론 중국과 러시아마저도 즉각 테러와의 전쟁에 돌입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테러와 무관한 지역이 결코 아니다. 지난 2001년 뉴욕 9.11테러를 주도한 알카에다는 테러 대상국으로 우리나라를 지목한지 오래다. 실제로 지난 해에는 우리 여행객들이 탄 버스가 중동에서 직접 테러를 당하기도 했고 그 전에는 선교중인 우리 선교사가 테러범들에게 참수를 당하기도 했다. 이번 프랑스나 말리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이슬람 국가(IS) 또한 미국과 프랑스 등 서방국들 뿐 만 아니라 그에 동조하는 국가도 테러 대상국에 포함 시킬 것이라고 협박하고 있다. 더구나 남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현재도 북한의 빈번한 사이버테러 등 직접적인 테러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 겹겹이 다양한 적으로부터 무차별 테러에 노출되어 있는 상태가 대한민국인 것이다.

9·11 참사 이후 미국은 테러 예방을 위해 애국법(Patriot Act)을 제정했다.

이 법은 연방수사국의 감청권 확대와 유선·전자통신 감청, 정보공개 제한에 대한 예외 규정 등이 중심 내용이다. 프랑스와 영국도 2000년대 들어 테러방지법을 만들어 테러용의자의 영장 없는 체포 및 구금과 재산 몰수, 계좌 감시권 등을 규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20개국(G20)을 포함한 42개국 가운데 테러방지법이 없는 나라는 4개국에 불과하다. 러시아와 중국도 각각 연방보안국(FSB)과 국가안전부 같은 정보기관이 대테러 기능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가 정보기관이 중심이 된 대테러 기구를 통해 테러 방지 대책을 수행 중이다. 모두가 개인 프라이버시보다도 국민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불가피한 조치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테러가 또 다시 발생함으로서 더욱 강력한 테러 방지대책 마련이 절실하게 되었다. 우리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시급한 법제정이 필수다. 현재 정부, 여당이 발의한 테러 방지법은 대테러 컨트롤타워를 구축하는 '대테러 기본법', 인터넷상에서 테러 활동을 감시하는 '사이버 테러 방지법', 금융 정보를 기반으로 테러 활동을 추적하는 'FIU(금융정보분석원)법' 등 크게 세 가지다. 내용의 핵심은 테러 방지를 위해 수사·정보기능을 강화시켜 국가정보원장 산하에 테러통합대응센터를 만들어 테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자는 취지다.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우리나라가 테러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이러한 법 제정은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야당은 테러방지법 제정에 대해 소극적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한다면서도 국정원을 초법적 감시 기구로 만들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른 기구를 만들어 대처하자는 의견도 분분하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테러 방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은 현실적으로 국가정보원 밖에 없다. 테러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은 각종 정보의 수집·분석·대응인데 그런 기능을 핵심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곳이 국정원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 국정원 직원들의 일탈이 발생할 소지를 문제 삼지만 그 우려를 핑계로 시민들의 안전을 무한정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테러는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개인의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테러관련법을 마련하고 시행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테러 위협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기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 더구나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테러지원국 북한정권을 지척에 두고 있는 나라가 아닌가? 이번에 발생한 무차별 테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외양간을 단단히 하여 소를 잃지 말라는 것이다. 여야 정치권은 엉뚱한 이유를 들어 시기를 놓치지 말고 이번 정기국회 내에 관련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미래안보교육문제연구소장 박 동 남  blue654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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