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향교 작명의례를 통해 전통생활의례 잘 지켜가고 있어 귀감

아이를 낳은지 3달이 되는 그믐에 날을 골라 아이의 어머니가 아이를 아버지에게 뵙게하고, 아버지는 아이의 오른손을 잡고 큰 소리로 이름을 지어 부른다는 작명의례(作名儀禮)는 그 이름을 무겁게 여기고 명예를 존중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예로부터 사대부 집안이나 양반들 가문에서 거행해 왔던 뜻있는 전통의례 행사였다.

작명례의 목적은 부모는 아이에게 소중하고 귀한 이름을 지어주면서 이름의 뜻을 새기며 훌륭하게 키우기로 다짐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작명례는 이름을 붙여주는 절차를 엄숙하고 경건하게 하는 데에 의미가 있다.

작명례는 백일을 즈음해 갓난아이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의례로 출생 후 처음으로 가족과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생명에 대한 축하와 책임을 다짐하는 조상대대로 내려온 우리민족의 고유문화였는데 일제 강점기 일본의 말살정책으로 작명의례가 사라졌다.

이러한 작명의례가 최근 우리의 고유의례로 되살아나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해남향교(전교 임기주)는 이 같은 ‘작명례(作名禮)’를 통해 우리 고유의 가정의례, 전통생활의례를 잘 지켜나가고 있다.

 지난 27일 해남향교 동재에서 임기주 전교, 정광수 유도회장과 작명례 주례를 맡은 김금수 전 전교와 원로유림들 부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홍규, 이가은 아이 2명을 상대로 이름을 짓고 이름이 적힌 명첩을 읽고 뜻을 설명한 후 덕담을 나누며, 아이의 출생을 조상에게 고하는 작명례를 가졌다.

이날 작명례는 임기주 전교의 인사에 이어 주례를 맡은 김금수 전 전교(삼호학당장)가 북쪽 중앙 방석에 앉고, 아이의 아버지가 주례께 큰절을 두번하면서 시작된 작명례는 주례가 아이의 손을 잡고 명첩의 내용을 읽고 설명하고 이어 아이를 안고 칭찬과 덕담을 한뒤, 아이의 부모들의 덕담이 이어졌다.

한편, 이날 작명례는 시작에 앞서 해남향교는 작명의례에 대한 그 의미와 목적을 설명했다.

작명은 사주와 결부하여 태과하면 제지하고 부족하면 보완해서 글자와 소리, 획수를 골라 작명하여 작명의례를 엄숙하고 경건하게 거행하는 것이고 부모가 작명의례를 치르는 것은 자식을 훌륭하게 키우겠다는 사회적 약속이고 아이 자신은 성장해 가면서 자기 이름을 소중히 여기고 그 이름을 더럽히지 않도록 신중히 처신하며, 그러므로 주위에서는 그 이름을 더욱 귀하게 여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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