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게이트 유상봉 “임상규에게 수억 줬다”

검찰, 유씨 진술 확보 … 계좌 추적
“2002년 예산실장 때부터 알아.. 만날 때마다 5백만원 이상 전달”

▲ 임상규 순천대총장
노무현 정부 시절 농림부 장관을 지낸 임상규(62) 순천대 총장이 건설현장식당(속칭 ‘함바집’) 운영업자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중앙일보>2일자 보도에 따르면, 건설현장식당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여환섭)는 1일 임 총장에게 수억원대의 대가성 금품을 건넸다는 식당 운영업자 유상봉(65·구속기소)씨의 진술을 확보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초 강희락 전 경찰청장 등 경찰 고위 간부와 고위 공직자들이 구속되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듯했던 함바 비리 수사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검찰은 이날 순천대 내 농협에 개설된 임 총장 명의의 계좌에 대해 계좌추적 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은 지난달부터 임 총장과 임 총장의 동생인 건설업자 임모씨 명의의 계좌 수십 개를 추적하며 물증을 찾고 있다.

유씨는 검찰에서 “임 총장이 기획예산처 예산실장으로 재직하던 2002년부터 알고 지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유씨가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주하는 공사 현장의 식당을 수주할 수 있도록 해당 단체장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임 총장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임 총장은 이후 과학기술부 차관직을 거쳐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 8월부터 2008년 2월까지 농림부 장관을 지냈다. 유씨는 “임 총장을 만날 때마다 500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건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함바 비리가 처음 불거졌던 지난 1월 유씨가 동생 임씨 계좌로 2005년에 5000만원, 2007년에 1억원을 입금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당시 유씨는 “건설업자인 임씨와 단순 거래 차원에서 오간 돈”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조사 결과 임 총장은 또 장수만 전 방위사업청장 등을 유씨에게 소개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장 전 청장은 검찰 조사에서 “임 총장의 부탁으로 유씨를 만나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는 임 총장과의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이뤄지지 않았다. 임 총장은 “유씨와 알고 지낸 건 맞지만 금전이 오간 사실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임 총장은 부산저축은행 박연호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의 사돈이자 광주일고 동문이다. 그는 금융감독 당국이 내부적으로 부산저축은행그룹에 대한 영업정지 방침을 결정한 1월 25일 직후에 중앙부산저축은행에서 만기가 9개월 남은 정기예금 5000만원을 인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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