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서청원, 이인제, 손학규 등 'YS 사람들' 속속 모여들어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하루종일 거물급 정치인들과 과거 김영삼 계보로 속했던 인사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3김(金)시대를 함께 이끈 김종필 전 총리(89)부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 ‘상도동계’ 출신 정치 동지들, 야권 주요 인사들까지 이념과 시대를 뛰어넘어 이날만 3000명 이상의 조문객이 빈소를 찾았다.

특히 이른바 여야에 흩어져있던 김영삼계에 속했던 인사들이 속속 집결하는 양상이다. 최형우 등 상도동계 원로 가신그룹부터 마지막 청와대 비서진까지 여야를 불문하고 모여들고 있다. 

먼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나는 김영삼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이다. 고인 가시는 길을 정성 다해 모시겠다"고 말한 뒤 "우리 모두 상주다"라며 상주 역할을 자처했다.

김 대표는 슬픔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으로 YS를 회고하며 "그는 최초의 문민 정부를 여신 대통령이었고, 대통령 재임 중 누구도 흉내내지 못한 위대한 개혁 업적을 만드신 불세출의 영웅"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와 빈소에 동행한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는 줄곧 모든 (장례)절차가 끝날 때까지 이곳에 머무시겠다고 했다"면서 "중요한 회의가 있을 때만 잠시 자리를 비우고 다시 돌아와 여기에 있을 것"이라 전했다.

실제로 김 대표는 이날 오전에 예정됐던 '2015 손기정 평화마라톤 대회 개회식' 행사 일정을 취소하고 하루종일 빈소 곳곳을 돌아다니며 상주 역할을 했다.

김 대표는 내내 빈소에 머물며 이날 저녁까지만도 3천명에 가까운 조문객들을 맞이했고, 여야를 막론한 전·현직 정계 인사들이 조문을 마치고 빈소를 떠날 때마다 일일이 배웅했다.

‘상도동계’로 불리는 김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도 이날 일찌감치 장례식장에 모였다.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10분 뒤 장례식장을 찾아 “저의 정치적 대부시다. 대한민국 큰 별이 가셨다”며 애통해했다. 김 대표와 김덕룡 겨레의숲 공동대표 등 상도동계 인사들은 김 전 대통령 병세가 심상치 않자 차남 현철씨와 함께 지난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장지를 봐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통령의 민주화운동 시절 최측근으로 고 김동영 의원과 함께 ‘좌형우 우동영’으로 불린 최형우 전 내무장관은 부축을 받은 채 힘겹게 빈소에 들어서자마자 영정 사진을 보고 바닥에 주저앉아 “어이구…어이구…”하면서 흐느꼈다.

‘3당합당’ 전까지 민주화 운동과 야당 지도자였던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야권의 조문 행렬도 줄을 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비롯해 안철수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손학규 전 상임고문, 김부겸 전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이종걸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함께 조문한 뒤 “(김 전 대통령은) 이 땅에 민주화의 역사를 만드신 아주 큰 별이셨다”며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공직자 재산 등록 신고 등 대통령 재직 시 업적은 길이길이 역사 속에서 빛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1993년 김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치 입문한 손 전 고문은 조문 뒤 “민주주의 역사는 김영삼 정부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며 “정치지도자의 가장 큰 덕목, 담대한 용기를 우리에게 가르쳐주셨다”고 회고했다.

정대철 새정치연합 상임고문, 한화갑 한반도평화재단 총재,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 등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한 ‘동교동계’ 인사들도 장례식장을 찾아 유가족 및 ‘상도동계’ 정치인들과 고인을 보내는 아픔을 함께했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통합 당 대회를 마친 직후 빈소를 찾았다.

한편 영정 앞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의화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등 3부 요인, 이명박·전두환·노태우 등 전직 대통령, 여야 대표,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의 화환이 놓였다.

김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87)는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빈소에 왔지만, 고령에 충격을 받은 탓인지 6시간여 머물다 집으로 돌아갔다.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김 전 대통령의 장례절차를 논의하는 임시국무회의를 마친 뒤 곧바로 장례식장을 찾았다.

대만 천수이벤 총통과 일본을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방문했던 새누리당 유준상 상임고문도 대만서 귀국한 인천공항에서 "오정소 보훈처 장관 등과 내일 조문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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