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덕 본부장
筆者는 전남도교육청이 지난 19일 한복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는 한복 명인 김혜순씨가 교육 기부 차원서 순천 청암고에 예정관(藝丁館)을 개장한 것에 대해 시비를 걸 생각이 없다.

단지 번지수를 잘못 찾은 전남도 교육청의 교육기부가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기부(寄附)는 그 대상이 기부할만한 가치가 있을 때 그 진가(眞價)를 발휘하지만  이번 경우는 교육기관으로서 존재가치가 없는 학교 재단에 기부활동을 했기 때문에 그 빛을 바랬다.

교육 기부는 기업ㆍ대학ㆍ공공기관 등 사회가 보유한 인적ㆍ물적 자원을 유ㆍ초ㆍ중등 교육활동에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비영리로 다양한 교육 자원을 제공함으로써 공교육의 경쟁력을 향상 할 수 있다.

또,  교육기부를 통해 운영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배려와 나눔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어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기부활동이 이뤄진 청암고를 운영중인 청암재단은 교육기관으로서 존재가치를 상실해 그 모든 게 퇴색됐다.

일단 청암재단은 교육의 본질을 논할 가치가 없다.

교육의 본질은 무엇인가?

교육의 본질은 단순 지식인이나 기술자를 만들어 내는데 있지 않다.

단순 지식인이나 기술자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라면 학교보다는 학원이 훨씬 적합하다.

교육의 본질은 아는 ‘지식’ 을 현실에 적용하여 생산적인 상황을 만드는 능력, 즉 지식을 활용하는 "지혜"를 깨치게 해야 하는 것이다.

거창한 말로 사회와 사물에 대한 현상은 물론이고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다.

여기서 중요한 게 사회현상이나 사물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배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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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능력 배양을 위해 대학을 다니며 석사· 박사 학위를 딴다.

사물의 본질을 파악할려면 공학이나 이학박사가 돼야하고, 사회의 본질을 파악하고자 한다면 인문학박사나 사회과학 박사학위를 따야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상은 무엇이고 본질은 무엇인가?

순천 청암대 총장의 각종 비리 혐의 사건을 예로 들자.

“청암재단의 실질적 재단이사장이나 다름없는 청암대 강 모 총장은 업무상 배임과 강제추행, 무고, 명예훼손 등 6가지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위에서 거론한 청암대 총장의 비리사실은 수사기관인 검찰이 판단한 총장의 객관적 범죄사실로, 주어진 현상이다.

즉, 청암대 사건에 관심 있는 사람들, 특히 청암재단에 소속된 청암고 학생이나 청암대학교 학생, 그리고 교수 교직원들이라면 누구나 뉴스로 접했을 객관적 사실로 드러난 일종의 사회현상, 즉 사건이다.

교육의 본질은 이런 단순한 사회현상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데 그치지 말아야 한다.

즉, 좀 더 본질적인 면을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왜 대학총장이란 자가 그런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을까? 하는 것에 대한 의문점을 갖고 분석 혹은 토론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첫째, 그가 자라온 교육환경과 교육과정, 그리고 성장 배경에 주목해야 한다.

그가 어떤 대학을 다녔고 사회에선 어떤 일을 했으며, 그 이후 총장이 되기까지 교육분야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에 대한 나름의 분석과 고찰이 필요하다.

여러 사람 회식자리에서 섹스발언은 물론이고 아내를 친구에게 빌려준다는 등의 저속한 발언을 남발하고 야쿠자들의 애인개념 등을 공공연하게 말하는 사람이 과연 총장으로서 자격이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특히 여교수 성추행 사건이 단순히 술에 취해 의식을 잃고 저지른 실수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접근한 상습행위인지에 대한 판단은 자라온 환경과 성장과정이 중요한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둘째, 그가 오랫동안 이런 비리를 저지른 과정에서 이를 방치한 학교내 구조적인 문제점과 적폐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수년간에 걸쳐 14억원의 교비를 일본으로 빼돌렸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내부에서 이를 몰랐는지 아니면, 알고도 방치한 것인지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

이는 학교의 부실한 관리시스템에 대해 교육부의 목적 감사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셋째, 성추행 피해자들에 대한 집요한 집착과 오기근성에 대한 원인분석이 필요하다.

통상 사회적 지위가 있는 대개의 인사라면, 성추문이 거론되면 사건을 서둘러 덮거나 해명 혹은 진정어린 사과를 통해 사태를 수습한다.

그런데 총장은 사태수습은 커녕 교육부 소청심사위의 취소결정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을 오히려 직위해제 시키는 등 온갖 갑질 횡포와 탄압을 가했다.

이밖에도, 교육은 이런 성격의 소유자가 대학의 총장 혹은 조직의 지도자가 됐을때, 그 조직,사회,국가가 나중에 어떤 파국을 맞을지 교훈을 삼아 가르쳐 주어야 한다.

교육의 본질은 이렇듯 주어진 사회현상을 파악하는데 그치지 말고 본질에 대한 접근, 청암대 사건의 경우, 진실규명을 위한 정의롭고 의식있는 태도를 키워주는데 있다.

청암대 교수나 청암고 교사들도 학생들에게 단순한 사회현상에 그치지 말고 위 3가지 주안점을 갖고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도록 교육시켜야 한다.

교육의 본질은 사회현상이나 사물의 실체적 본질을 파악할 지혜로운 능력을 배양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자기집 앞마당에서 벌어지는 총장의 파렴치한 행각에 대한 파악은 커녕 교수와 재단까지 다들 침묵하면서 나눔과 기부?

웃기는 소리말라!

기뻐할 때 기뻐할 줄 알고 슬퍼할 땐 슬퍼할 줄 알며, 청암대 총장 사건에 대해 분노할 땐 분노할 줄 아는 게 진짜 교육기부이고 진정한 배려와 나눔이다.

그런데도 청암고 예정관(藝丁館) 개장이 교육기부?

전남도 교육청! 이번엔 교육기부  번지수 잘못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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