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정의의 승리를 이끈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경의를 표하며

▲ 박종덕 본부장
여교수 성추행과 14억원 교비횡령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았던 순천 청암대학교 총장이 마침내 기소됐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17일 교비 14억원을 빼돌리고 여교수 2명을 강제 추행한 혐의 등으로 순천 청암대 강명운(68) 총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무려 3년을 끌어온 횡령혐의, 1년 이상 지속된 지루한 성추행 공방전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특히 지난해 말 순천검찰의 무혐의 처분으로 자칫 세상에 드러나지 못하고 묻힐 뻔한 강제추행 사건은 피해자들이 올 초 광주고검에 항고 직후 우연치 않은 기회에 筆者를 만나면서 진실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筆者는 올 1월 중순 피해자를 처음 만나 그간의 억울한 속사정을 낱낱이 들었다. 피해자는 하도 억울해서인지 만날 때 마다 눈물과 한숨으로 강제추행에 얽힌 뒷이야기까지 솔직히 들려주었다.물론 그 과정에서 가해자인 총장과 만나 피해자 주장에 대한 반론을 듣길 원했으나 총장은 筆者와 만남 자체를 거부했다.

피해자로부터 억울한 사연을 접하고 본격 취재를 시작하자 강 총장은 筆者를 형사고소하고 심지어 기사게재 및 보도금지 가처분과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주었다.

그런 가운데 항고사건을 담당한 광주고검은 피해자를 수차례 소환해 몇 시간씩 조사하며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총장 측은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한 주장을 펼친 것도 모자라 피해여성을 매도하기 위해 증인을 회유하고 증거를 조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광주고검은 이런 회유정황을 간파하고 강제추행 혐의를 밝혀냈으며, 마침내 지난 4월 10일 공소제기명령을 통해 강 총장을 기소하기로 확정했다.

그 뒤 곧바로 기소될 것으로 예상했던 강 총장은 피해자에 대해 이른바 ‘애인설’을 제기하며 온갖 허위주장으로 오히려 반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검찰은 이들의 반격을 받아들여 두 달여 동안 이어진 수사에서 피해교수의 과거 모든 행적에 대해 검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드러난 것은 없었다.

오히려 총장이 성추행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조작한 온갖 추한 행각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검찰은 지난주 강 총장에 대해 5가지 혐의를 확정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오늘 기소하기에 이른 것이다.

비록 불구속 기소이고 힘든 재판일정이 남아 있지만, 오늘 이 순간 오랫동안 순천사회에 또아리를 틀고 있던 '사회적 거악(巨惡)' 을 척결한 광주지검 순천지청 수사진의 용기와 노력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특히 이중희 지청장을 비롯해 사건을 진두지휘한 조 차장검사, 그리고 최 검사 등 지금까지 수고를 아끼지 않았던 검찰 수사진 모두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무엇보다 진실과 정의가 반드시 승리한다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을 몸소 실천하기 위해 피해자에게 헌신적 격려와 지지를 아끼지 않았던 무명(無名)의 인사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