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최상철 전 청와대 지역발전위원장 광양 조찬 특강

 

▲ 청와대 지역발전위원장을 역임한 최상철 교수가 24일 오전 7시 광양시 필레모호텔서 광양만권통합 필요성에 대해 강연을 했다.
청와대 지역발전위원장을 역임한 서울대학교 최상철 교수가 24일 오전 7시 광양의 필레모호텔에서 광양의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펼친 강연과 관련, 필자의 머리속을 떠나지 않은 생각은 과연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 진정 통합을 원하고 있느냐에 관한 의구심이었다.

강연의 요지는 한마디로 광양만권 통합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한 것인데, 이날 강연회에 참석한 지역의 지도자들이 이런 통합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수긍하느냐에 대한 생각이 강연내내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광양시의회를 비롯한 지역의 주요 인사들이 지난 2009년 순천.광양.여수 3개시 통합논의를 앞장서기는 커녕 통합반대 여론을 부추키고 통합에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한  점 때문이다. 

당시 광양시의회는 인근 순천시와 여수시의 통합제의에 대해 3개시 통합보다는 남해 하동과의 광역통합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3개시 통합을 반대했다.

게다가 반대과정에서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를 끌여 들어  통합반대 논의를 지역에서 확산시킨 전력도 있고, 심지어 MBC토론회에 참석해 광양만권 통합 필요성을 언급한 이성웅 광양시장을 대놓고 비난한 적도 있기 때문이었다. 

당시 필자는 이런 문제점을 짚고 통합의 필요성을 누차 역설했으나, 광양시의회의 반대로 3개시 통합논의는 결국 좌초되고 말았다.반면 당시 통합논의를 똑같이 제기했던 마산,창원,진해는 통합에 성공했다.

지역민심을 반대로 이끈 당시 광양시의회는 통합의 대의에는 찬성한다고 하면서 통합이후 발생할 지역사회의 불이익을 우려해 '통합반대' 여론을 선도했고  지역에선 '반대광풍'이 몰아친 사실을 필자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광양만권은 또다시 이런 통합논의에 부딪혀 있다.

그리고 지역통합론자의 대부인 최상철 교수가 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이곳 광양에서 이들을 상대로 강연에 나선 것이다. 

이날 강연에서 최 교수가 강조한 점은 이런  통합논의는 ´거스를수 없는 시대적 과업이고 세계적흐름이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영국 런던의 경우 32개 인근 자치단체와 통합한 대런던(Great London)으로 탈바꿈했다. 캐나다의 토론토 역시 인근 11개 지방도시들과 합쳐 새로운 토론토가 됐고 미국의 실리콘벨리 마찬가지로 주위 도시들의 연합해 세계적인 IT도시로 변모했다"는 게 최 교수의 설명이다.

이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요도시 대부분이 이런 통합의 흐름에 발맞춰 새로운 도시 건설에 앞장서고 있어 광양만권 역시 이런 통합의 대세에 발맞춰 나갈 수 밖에 없다는 것" 이 그의 주장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지역의 지도자가 열린사고를 지향해야 하고 지역의 리더들이 열린사고를 통해 외부문화를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강연의 맨  마지막 '핵심 골자'였다.   

그런 광양시가  최근 남해안선벨트 남중권행정협의회를 주도적으로 출범시켰다. 

순천. 광양. 여수. 남해. 하동. 진주. 사천.고흥.보성 광양만권 9개 도시가 남중권협의회를 구성해 남중권 개발을 가시화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광양만권의 중심도시인 광양이 앞장서 이제는 남중권공동개발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를두고 청와대 지역발전위원회는 물론 국회 남해안발전포럼도 대단히 고무적이다. 영호남이 섞인 남중권 개발이 가시화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중권개발에 대한 논의는 아직은 추상적 일 수밖에 없다. 인근 순천시에선 광양시의 이런 '제스처'에 의심어린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광양만권 3개도시 통합을 외면한 과거 전력때문일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남해안선벨트 핵심권역인 남중권이 성공하기 위해선 일단 순천.여수.광양 3개시가  2014년 지방선거 이전에 통합되는 게 바람직하다. 

최 교수가 언급했듯이, 일에는 순서가 있기 마련이고, 통합 역시 쉽사리 할 수 있는 지역끼리 먼저 하는 게 순리다.

즉, 순천과 광양,여수가 먼저 통합되는 게 순리다. 그런 다음 나머지 남중권 개발과 동시에 다른 인근 지역과의 통합추진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통합방식은 초창기 미국이 13개주가 연합해 연방정부를 수립하고 그뒤 다른 여러 주들이 희망에 의해 연방정부에 가입했듯이 광양만권 통합도시 역시 광양만권 주요 도시인 광양 순천 여수 3개시가 먼저 자율적 통합도시를 하는 ´순차적 통합방식´이 필요하다.

즉, 광양.순천.여수가 먼저 통합하고 나머지 인근 지역인 구례나 고흥과 보성 그리고 경남의 하동과 남해 등의 통합도시로의 합류 여부는 도로교통 여건등 사회간접자본의 확충과 해당 지역민들의 여론 추이등에 따라 추가로 합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이런 순차적통합은 외면한 채 광양시가 또다시 '광양만권 도시들간 동시통합' 을 주장한다면 이는 통합을 하지 말자는 주장과 같다.

2012년 여수엑스포나 2013년 순천정원박람회 그리고 ´광양항의 활성화´와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글로벌화, 이 모든 것이 통합도시가 건설되어야만 그 빛을 발하고 나아가 역동적인 도시발전의 획기적 계기가 될 요인들이다.

이런 엄청난 성장동력이 지역이기주의에 갇혀 제 기능과 역할을 못한다면 이는 지역의 손실을 떠나 국가적인 낭비이다.

이런 시대적 소명하에 탄생되는 통합도시로 현재 몇개의 지방도시간의 단순한 통합이 아닌 수십배의 서너지효과를 창출해내는 통합도시어야 하며, 국가 백년대계를 좌지할 중요한 ´시금석´이 되는 ´통합 선도도시´가 되어야 한다.

오늘 최 교수가 서울로 돌아가는 여수공항에서 필자에게 당부한 마지막 대목도 "이제는 광양시가 통합을 선도하고 앞장서야 한다"는 말이었다

저작권자 © 데일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