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비난 반기업정서 부메랑 순천경제에 치명타 될 것"

 박종덕 본부장
순천·여수시 상인회가 최근 대형아울렛이 입점된 경기도 이천 일대의 상권가를 현지 견학한 결과 상권피해가 심각하다고 주장하며 순천서 광양 넘어가는 육교마다 광양 LF아울렛을 비난하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지역상권이 무너지고 상인들이 줄도산으로 이어져 빈상가가 속출 지역경제가 피폐해지고, 지역의 돈이 안돌아 지역내 경기불황이 지속되어 모든 업종 (건설· 음식· 서비스업등)에 걸쳐 선순환이 멈추어 지역 개발이 후퇴한다는 것이다.

또, 고용창출은 비정규직(아르바이트, 임시직)으로 전환되고 직종이탈로 인하여 오히려 순고용(정규직)은 감소하며 아울렛의 모든 판매수익은 모두 서울로 올라가 지역내에 돈이 내려오지 않기 때문에 지역에 돈이 말라 지역이 극심한 경제적 타격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상가가 매매·전세가 전혀되지 않고 상가건물의 가치가 떨어져 지역내 자산이 붕괴된다며 겁을 주고 있다.

이들은 자영업에 대해 우리지역에 살고 있는 지역시민들의 생활터전이며 우리의 이웃이고 또한 가족부양의 마지막 남은 생계전선인데 자영업이 무너지며 많은 실업자가 발생하여 극심한 사회불안을 가져온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역내 모든 상권의 힘(권력)을 대기업(갑)이 소유하게 되어 지역민은 모두 대기업의 하수인 (머슴· 종)이 되어 자유, 평등, 인권이 사라지고 지역민은 모두 대기업의 지배를 받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의 이런 주장을 들으면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사실은 대다수 순천시민들의 경제적 이익을 희생시켜 지역의 몇 안되는 부호상인들을 대변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그 속내를  깊이 있게 들여다 봐야 한다.

광양에 대기업인 LF아울렛이 들어서면 순천시 전체가 망할 것처럼 부추키는 이런 류의 주장은 폐쇄주의 경제관에서 비롯된 선동에 다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유시장에 노출된 공급자는 기업이건 자영업이건 혹은 개인이라도 경쟁자가 있기 마련인데, 경쟁상대가  대기업이다 하여 이런 식의 과장논리로 지역민을 선동하는 행위는  다같이 죽자는 얘기로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된다.   

무엇보다 이들 연향동 상인들이 이런 반대 입장이 나올수록 광양 LF아울렛 홍보와 인기만 더 높여주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게다가 솔직히 대기업 아울렛이 모두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순천 연향동 인근 덕암동 메가박스 영화관이 위치한 7충 규모의 건물은 대기업인 CJ가 시공하고 돈을 받지 못해 할 수없이 운영권을 떠맡다가 그 마저도 여의치 않자 'SC아울렛' 이란 중견기업에게 매장 운영권을 넘겼지만 지난해 연향동 상권에 밀려 고전하다 결국 부도처리 돼 경매중이다.

한 때 대기업인 CJ가 책임준공하고 운영하고 맡았던 이 아울렛 매장은 지금 감정가의 1/3에도 못 미칠 정도로 가격이 떨어졌지만 사겠다고 나설 사람이 없는 상황이다.

이와관련 SC아울렛 1층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상인 대표는 “지난해 14개 수수료 매장 판매대금 6억원을 지급 하지 않은 혐의로 SC아울렛 박 모 대표이사를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사가 안되다보니 아울렛 회사 대표가 수수료 매장 매출 대금을 매장 점주들에게 제 때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

따지고보면 이곳의 매장주인들은 연향동 상인들과도 경쟁상대다. 아울렛이 활성화 되지 못한 이유도 연향동 의류상권 때문이지만, 이들로부터 여지껏 연향동 의류상인들 때문에 장사가 안된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또 공개적인 반대여론을 조성한 적도 없다.

광양 아울렛의 경우 LF가 직영으로 운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순천 연향동 상인들처럼 자기 기득권 유지를 위해 허위과장된 주장을 하는 것은 누가 봐도 바람직 하지 못하다.

그런 논리로 순천시민을 겁박하려면, 광양 LF아울렛도 차라리 들어오게 한 뒤 위에서 말한 주장에 근거해 순천시민들에 불매운동을 통해 순천 SC아울렛 처럼 망하게 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하지만 그런 호소와 선동이 통하지 않은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는 '참개인의 가치'(True Individual Value)가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어떤 조직이나 단체보다는 개인의 보편적 이익을 우선시한 이 개념은 소비선택권과 소비주권을 중시할 때 궁극적으로 사회적가치도 증대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세상을 평가하는 기준이다.

정치적으론 전체주의나 파시즘에 맞선 이 개념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 있어서 개인이 결국 모든 정치적 의사결정의 최우선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중시했다.

하물며 이런 경제행위 특히 소비행위의 주체로서 개인의 중요성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 차원에서 연향동 상인들도 괜한 선동에 휘둘리지말고 경비절감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는 게 급선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연향동 일대 의류가계마다 다르긴 하나, 보통 월세 조건은 5억원 보증금에 월 500만원 이상의 월세, 여기에 1~2억원의 권리금이 추가로 붙어 있다고 한다. 자산가치로 따지면 10억원이 넘는 돈이 가게마다 묶여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들이 광양 LF아울렛에 대항하기 위해선 일단 상가 경쟁력을 높이는 게 우선이다. 이들 건물주나 연향동 상인들은 남 탓을 하기 앞서 엄청난 상가 보증금이나 월세 인하 등 비용절감 등을 통해 몸집을 줄이야 하는 것이다. 구조조정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나름 이 정도는 각오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이런 희생과 노력도 없이 남의 자치단체인 광양시 덕례리에 들어설 아울렛만 탓해선 해결될 일이 아무 것도 없다.

그런 자구책도 없이 일방적으로 소비자들의 희생만을 강요한다면  지역 소비자들로부터 욕만 얻어먹기 쉽상이다.

"10억원 이상의 연향동 부호 자산가들을 위해 왜 200만원 받은 광양제철소 협력회사 직원들의 소비행위가 희생되어야 하는가?"

"250만원의 월급을 받는 순천시 공무원들이 15만원에 다운재킷을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지역의 부호 자영업자들을 위해 30~40만원대에 그 물건을 계속 사주어야 하는가?"

"이런 식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일이 어딨나?"

"이게 과연 사회정의인가?"

지역 소비자들의 이런 불평과 불만에 앞서 더욱 우려되는 점은,  대기업을 비난하며 반기업정서를 부추킨 지역 상인들과 순천시의회의 무지가 결국 순천지역 경제에 치명타로 돌아오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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