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민주화의 대상이 아니다.선동단체에 휘둘리지 말고 전략적 고민해야"

▲ 박종덕 본부장
LG패션 계열인 LF아울렛이 전남 광양에 출점을 둘러싸고 지역 좌파시민단체가 주최한 'LF아웃렛 광양 덕례리 입점에 따른 순천 지역경제의 영향' 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나온 연구조사 결과보고서가 관심이다.

지난 9일 토론회에서 제기된 중소기업청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노화봉 박사가 '대형쇼핑몰 출점이 지역 상권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점은 너무나 당연한 시장 논리를 그대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筆者가 그 자리에 참석치 않은 관계로 정확한 내용은 좀 더 파악해야겠지만, 일단 대형쇼핑몰과 광양에 들어설 아울렛과는 성격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아울렛이 들어서면 주변 상권이 전부 ‘초토화’ 되는 것처럼 비춰져 유감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논하기 앞서 우리는 자유시장경제에서 등장한 ‘市場’의 역할과 작동기능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혜안을 갖고 바라봐야 한다.

효율을 추구하는 경제는 민주화의 대상이 아니며 그런 대상이 될 수도 없기 때문이다.

市場은 다양한 수요자와 공급자가 만나서 가격을 형성하게 된다. 핸드폰 요금체계만 봐도 다양한 소비자의 수요에 적합한 여러 요금체계를 적용해 다양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적합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논란중인 아울렛에서 주로 취급하는 의류도 마찬가지다. 동일한 물건이지만 순천연향동 유명브랜드 대리점에서 판매하는 가격과 백화점, 할인점은 물론이고 인터넷쇼핑몰이나 TV홈쇼핑 등에서 파는 가격은 서로 다르다.

저가 이월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아울렛을 선호하는 수요층이 있는 반면 일반 대리점에서 판매하는 고가 신상품을 선호하는 수요층도 있다.

또한 대부분 소비자들이 저가상품 선호성향과 달리 가격에 관계없이 명품 브랜드만을 고집하는 명품족 소비자도 때론 있기 마련이다.

이렇듯 소비자들은 각기 다른 선호와 구매성향을 갖고 있어  공급자들은 소비자들의 각기 다른 패턴에 맞춰 다양한 유통채널을 갖고 소비자의 구매방식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들의 그런 소비행태에 제 때 대응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시킬 수밖에 없는 것이 한편으론 市場의 역할이다.

마찬가지로 상호 치열한 경쟁구조하에 놓여 있는 공급자 입장에서도 불가피하게 치러야할 전쟁이기도 하다.

유명브랜드 대리점들이 즐비한 순천 연향동 상권이 순천 광양 여수 일대 의류 소비자들의 구매방식을 만족 시킬 수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순천연향동 유명브랜드 의류 상인들이 본인들의 상권유지를 위해 인근도시인 광양에 아울렛 유치를 반대하는 것은 본인들의 판매 방식만을 소비자들에게 강요한 행위로, 지역 소비자들을 설득시킬 그 어떤 명분이 없다.

그런 논리대로라면 순천광양 일대 중소병원의 몰락을 가져올 순천대 의과대학유치는 절대 유치해선 안될 일이다. 또, 광양시 입장에선 순천정원박람회도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광양지역 관광자원이 순천정원박람회에 빼앗기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이 세상만사 모든 생태계는 성장과 쇠퇴를 주기적으로 반복한다. 그런 순리에 부응해 만들어진 제도가 이른바 ‘자유시장경제질서’다.

지금까지 자유시장 체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 과 같은 새로운 제품의 출현에 있었다.

이런 신제품을 통해 신생산이 이뤄지고 이런 신생산을 통해 신시장이 형성되며, 신시장이 결국 새로운 성장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이끌 수밖에 없다. 성장을 이끌 동력은 신제품을 누가 만들어 내느냐에 있으며 그런 새로운 성장의 과실이 분배와 복지 재원에 사용되어야 한다.

신제품의 등장은 기존 구제품 생산에 안주한 이들에게 위협적인 존재다.

이 신제품이 말하자면 아울렛과 같은 것이다. 광양 아울렛의 등장으로 인해 광양만권 일대에 새로운 형태의 의류시장이 형성되며 그로인해 새로운 소비력이 창출하고 그로인해 새로운 일자리와 성장이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筆者가 고등학교 재직시절인 80년대만 해도 연향동 상권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

당시 중앙동 일대 의류 상권이 순천의 대표적 상권이었으며, 가난한 서민들에겐 ‘순천의 富’로 추앙받던 상징적 장소였다.

하지만 그 후로 유명의류 브랜드가 즐비한 연향동 상권에 ‘대표상권’ 이란 '칭호'를 내주고 대신 ‘원도심’이란 치욕스런 지역으로 몰락하고 만 것이다.

지금은 정부나 지자체의 ‘원도심 활성화 정책’이란 수혈을 받지 못하면 사망할 수도 있는 쇠락한 지역이 되고 말았다.

상인의 기질은 변화된 시대마다 바뀌는 부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내는 장사꾼 기질에 있다. 이런 변화된 상권의 흐름을 예측하지 못한 상인들은 언젠가는 몰락하기 마련이다. 연향동 상인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상인들이 아니다. 상권은 흥망성쇠를 거치며 그 운명이 바뀌기 마련이다. 원도심 같은 말들이 나온 이유도 그런 차원에서다.

순천시가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광양 덕례리 LF아울렛이 아니어도 순천 선월지구에는 이미 롯데 아울렛이 들어설 것을 준비하고 대기중이었다. 아울렛의 등장은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운명 이었던 것이다.

서로 경쟁관계인 연향동 의류상인들은 지금이라도 좌파시민단체의 선동에 휘둘려 이웃 지역의 아울렛 등장을 탓할 게 아니라 위기를 돌파할 전략적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같은 장소에서 장사를 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상인들의 운명이 바뀌는 것이다.
 
아울렛에 대응할 새로운 형태의 시장 질서를 만들거나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창출할 다양한 아이템을 발굴해 소비자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그것만이 연향동 상권 쇠퇴 시점을 그나마 늦출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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