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덕 본부장
모름지기 모든 일은 때가 있는 법

공부도 해야 할 시기가 있다. 기업들이 시장에 출시하는 제품도 타이밍이 맞아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제품도 시장이 요구하는 제 시기에 출시되지 않으면 무용지물(無用之物)이 되고만다.

하물며 서울대 광양캠퍼스 유치 같은 중대한 일이야 말할 나위가 없다.

최근 국립공원 추진위 관계자가 筆者 등과 함께 서울대 평창캠퍼스를 방문, 서울대 이학래 학장의 브리핑 자리에서 광양캠퍼스 추진 의사를 담은 공문을 광양시에 제시하라는 질문과 관련, 이 학장이 즉답을 회피했다하여, 이를 확대유추(擴大類推) 해석해선 곤란하다.

게다가 서울대 광양캠퍼스 유치활동을 두고 "국립공원 추진을 가로막기 위한 물타기 전략"이라고 매도한 점에 대해선 참을 수 없는 서글픔마저 느낀다.

무엇보다, 서울대 광양캠퍼스 설립에 관한 논쟁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올해 6월 서울대 평창캠퍼스가 준공되었기 때문에, '백문(百問)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고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하고 느끼라' 는 취지에서 견학을 간 것 일 뿐, 따지고 보면 광양캠퍼스 유치활동은 3년전으로 거슬러 2011년 10월부터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서울대 부총장 일행이 2011년 9월 26일 광양과 구례를 직접 방문, 서울대 광양캠퍼스 설립에 협조해 달라고 구체적으로 요청한 시점부터다.

그 뒤 11월엔 다시 서울대 농생명과학대, 기획재정부, 교육부 관계자들이 서울대 측으로부터 광양캠퍼스 운영 계획 등을 청취하기 위해 광양 옥룡면 추산 남부학술림을 방문했지만, 당시 이들의 출입을 가로막고 회의장의 명패를 부수며 난동을 부린 자들이 누구인가?

여기에 그 해 12월 1일 筆者가 서울대 학장 등을 초청해 순천시 건강문화센터서 개최한 서울대 광양캠퍼스 설립에 관한 서울대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한 토론회에 나타나 온갖 횡포를 부린 자들은 또 누구인가?

서울대 측이 2011년 9월 서울대 광양캠퍼스 설립 요청에 문전박대 할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서울대 측이 즉답을 안준다고 진정성이 있냐 없냐를 논한다는 말인가?

서울대 광양캠퍼스를 설립하겠다고 광양시를 찾아온 서울대 부총장 일행을 문전박대(門前薄待)할 땐 언제고 이제와서 왈가불가 하는가?

筆者는 당초 애향심 차원에서 출발한 이 운동이 느닷없이 국립공원 추진으로 궤도 이탈한 이유도, 이런 오판(誤判)을 숨길려는 의도와 서울대로 무상양도 반대명분이 약화되자 이를 회복하고자 하는 조바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판단된다.

이런 논쟁을 떠나 훨씬 더 중요한 문제는 광양에 위치한 백운산의 효율적 이용에 관한 문제다.

국가 산이든, 광양시 산이든 아니면 개인 산이든, 실질적으로 중요한 건 그 산이 갖고 있는 이용가치다.

국립공원으로서 이용가치가 있다면 당연히 국립공원을 추진하는 게 맞다.

반대로, 학술적 이용가치가 뛰어나다면 학술림 용도로 사용되는 게 맞다.

일부에서 국립공원으로 이용하면서도 학술림을 겸할 수 있지 않라는 의견도 제시하지만 筆者 견해론 용도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그 주장에 쉽게 동의할 수 없다.

한마디로 국립공원은 보존이 목적인반면 학술림은 연구개발용 산이기 때문에 다양한 실험을 통해 산림생태 변화과정을 연구해야 한다.

때로는 산림에 일부러 불을 지피거나 외래수종 이식작업, 산림녹화 사업 등 산림의 다양한 생태변화를 연구하기 위한 장소여야 하는 것이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광양서 차로 15분 정도 위치에 국내 최초 지리산 국립공원이 있고 그곳에서 다시 30분 거리에 광주 무등산 국립공원도 있기 때문에 지역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굳이 백운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반대로 학술림은 물론 전국에 소규모 학술림이 존재하기는 하나 서울대처럼 대규모 학술림은 서울대가 관리한 백운산 밖에 없다.그것도 무려 100년간의 학술적 용도와 연구가치를 보유한 산이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으로 이뤄진 나라이다. 조선총독부가 한국을 합병하고 토지조사를 실시한 이후 전국의 무연고 토지를 국유화를 시켰는데, 그중의 하나가 바로 구례 지리산과 광양 백운산 일대의 땅들이다. 솔직히 광양사람들이 일제에 땅을 빼앗겼다고 주장하는 것은 근거 없는 풍문일 뿐이다.

조선총독부는 전국의 국유림화 한 산중에서 섬진강에 맞닿아 있는 광양 백운산과 지리산 일대를 일본 최고의 대학인 동경제국대학의 조선 남부학술림으로 제공키로 방침을 정했다.

일제는 전국의 하고 많은 산중에서 왜 백운산과 인근의 지리산을 동경제국대학 농학부 학술림으로 제공키로 한 것일까? 그 이유는 뭘까?

만약 그 당시 일본총독부가 동경제국대학에게 학술림으로 이 땅을 제공하지 않았더라면, 오늘날의 서울대학교 남부학술림은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지금의 이런 분쟁도 없었을 것이다.

결과론적으로 동경제국대학 학술림이 시초가 되어 해방이후 서울대학교 학술림으로 넘어온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일제는 왜 전국의 그 많은 산중에서 이곳 백운산을 일본 최고대학의 학술림으로 선택했을까?

본인의 정치적 입신을 위해 광양시민을 여지껏 선동한 세력들은  무엇보다  이 숙제부터 먼저 풀어야 한다.

만약 이들이 이런 숙제는 하지 않고 계속해서 지역민 선동에만 몰입한다면, 정현복 광양시장은  이들을 광양발전을 100년 이상 뒤쳐지게 한 만고의 역적으로 광양시 역사에 반드시 기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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