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에 근거한 한미 FTA 반대 극복해야

손학규(孫鶴圭) 민주당 대표가 5월 2일의 FTA 비준동의 여야정(與野政) 합의를 깨고 배신(?)을 하긴 했으나, 4일 韓EU FTA 처리과정에서 불법적 물리력은 행사하지 않았다. 민주당원 전원이 퇴장함으로써 한나라당의 일방처리를 가능케 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韓EU FTA 처리를 위한) 멍석을 깔아 주었다”고 민주당을 맹비난했고,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앞으로 다가 올) 韓美FTA는 韓EU FTA와 다르다”면서 “韓美FTA 비준안을 국회에서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강변했다.

박지원 의원의 말대로 韓美FTA의 경우 민주당의 대응은 분명히 다를 것이다. 민주민노 등 좌익 세력이 韓美FTA에 반대하는 무게 중심은 FTA자체보다는 ‘반미(反美)’에 있기 때문이다.

4일 韓EU FTA 처리과정에서 민주당이 비준동의안을 못 이기는 척 통과하도록 방임(?)한 것도 FTA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동시에 韓美FTA 반대를 정당화하려는 고도의 심리전술인지도 모른다. 앞으로 다가오는 韓美 FTA 비준 동의안 처리때는 좌파세력이 물리력을 행사해서라도 결사적인 반대책동을 벌일 것이 확실시된다.韓美FTA의 중요성은 그것이 韓美동맹을 경제적으로 보완하고 뒷받침해 준다는데 있다.

韓美동맹이 군사안보동맹이라면 韓美FTA는 경제동맹이다.

지금은 안보와 경제가 상호의존상호연계된 시대다. 韓美 양국 국회 동의를 거쳐 韓美FTA가 성사되면 양국동맹이 더욱 강고(强固)해지리라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한반도 유사시 미국은 ‘韓國안보 + 韓美자유무역질서’ 수호를 위해 對한국지원을 지속하는 것이 미국의 대외정책이념에 부합함을 확신하게 된다.

친북 反美 세력이 한결 같이 반대하는 것이 韓美동맹인즉, 저들이 韓美동맹과 불가분의 관계인 韓美 FTA를 기를 쓰고 반대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反美세력의 反한미FTA 주장이 북한 주장과 유사한 것을 보면 놀랍기만 하다. 북한과 종북反美세력의 反한미FTA 주장의 기저에는 <反자본주의-反신자유주의> <반미·반전반제자주논리에 입각한 “韓美FTA는 굴욕적이고 매국매족적 협정”이라는 선동 논리가 자리잡고 있다.

韓EU FTA는 7월 1일 발효된다. EU는 세계 경제력의 30%를 차지한다. EU와의 FTA 발효로 앞으로 10년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약 8조 원, 일자리가 25만 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동아일보, 2011.5.6). 저렴한 EU생산품의 유입은 물가안정과 인플레 통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공산품(工産品)의 수출증가로 인한 국부(國富) 증대 효과도 재론할 여지가 없다.

미국 및 EU와의 FTA 실행은 우리나라 대외경제전략의 2대 획기적 사업으로 평가된다. EU와의 FTA 이행과 더불어 연간 교역규모 7백억 달러에 달하는 韓美 FTA가 성사되면 우리 경제는 사실상 ‘FTA 체제’로 진입하게 된다.

미국 및 EU 등 경제대국과의 자유무역 확대는 한국 경제의 지나친 중국 의존을 줄이는 효과도 가져올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중국의 군사팽창 모험주의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한 북한의 도전적인 대외전략에 맞서기 위해서도 韓美FTA는 필수불가결하다.

反美세력은 유독 韓美FTA를 반대하며, 韓美FTA를 反美투쟁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 현재 민주당, 민노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등 5개정당과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한미FTA저지 범국본(광우병 대책위포함)등 종북좌파 200여개 이상 단체가 反한미FTA 전선에 집결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보면, 민주당 정동영·천정배 최고위원, 민노당 권영길 원내대표,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등이 극렬한 韓美FTA 반대 일선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번에 ‘한미 FTA 전면 폐기를 위한 국회의원 비상시국회’를 구성하고 한·EU FTA 국회 통과에 반대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특히 정동영 최고위원은 ‘4.13 야4당 정책연합합의내용’을 거론하며, 韓EU FTA 비준안 합의 처리에 강력히 반대했다.

다행히 美 의회와 정부가 韓美FTA에 열정을 갖고 있다. 존 베이너 美 하원의장은 “의회가 8월 초 휴회에 들어가기 전에 비준을 희망한다”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적극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韓美 FTA 美의회 비준은 7月末~8月初로 예상되고 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FTA와 민노당과의 연대 중 양자택일(擇一)하라”는 민노당의 압박에 사실상 굴복함으로써, “FTA역주행” “민노당(6석)의 2중대 민주당(87석)”이라는 여론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韓美FTA 국회비준 동의안을 6월 외교통상통일위에 상정하고 하반기 정기국회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그 성사는 불투명하다. 韓美FTA를 둘러싸고 종북反美 세력의 총공세가 금년 하반기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국운(國運)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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