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은 함부로 찌우는 것이 아니다. 살은 찌는 것만큼 고통스럽다. 입이 즐거우면 몸에 괴롭다는 말은 함부로 먹어대지 말라는, 탐식하지 말라는 현대 의학이 내리는 죽음의 경고이다. 

필자(筆者)도 살이 쪄본 경험이 있다. 담배를 끊은 것은 2000년 초봄 무렵이었다. 가슴에 통증이 오고, 더 피면 죽을 것 같다는 위기가 느껴지던 때였다. 끊을 것을 각오하고 난 뒤, 찾아오는 금단현상과 수많은 유혹을 견디면서 결국 끊었다. 

그러나 담배를 끊자 살이 찌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평소 60키로 안팎이었던 몸이 불기 시작했다. 하도 빼빼해서 어머님은 내 배가 한번 수북해지는 걸 보는 것이 소원이라 할 정도였다. 그랬던 몸이, 무려 75키로까지 블어났다. 몸을 구부려서 발톱깎기가 어려워졌다. 고지혈증이 생기고 당뇨가 발생했다. 

결국 다시 몸을 빼기로 하고, 농사일을 시작했다. 죽어라 땅을 파고 씨앗을 뿌리면서 주말을 보냈다. 손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터지기를 몇 번, 굳은살이 생기고 노동에 익숙해지면서 겨우겨우 65키로로 몸무게를 안정시켜 놨다. 자연히 살이 찌면서 발생한 문제들도 사라졌다. 

김정은을 생각한다. 그는 집권초기 90키로의 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무려120키로. 비록 김일성과 닮은 몸짓을 연출하기 위해서라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했다. 결국 몸무게를 견디지 못하면서 발목에 이상이 생기고, 이제는 발목수술설 외에 '통풍설'까지 나돈다. 구체적으로 보면, 김정은이 고요산혈증, 고지혈증, 비만, 당뇨, 고혈압 등을 동반한 통풍을 앓고 있으며 이 때문에 다리를 번갈아가며 절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정은은 지난 7월과 8월 행사 참석때 오른쪽 다리와 왼쪽 다리를 번갈아 저는 모습을 보였고 몸무게 120kg 이상의 고도 비만으로 인해 거동마저 불편해 보일 정도였다. 

김씨일가 건강관리를 총책임지고 있는 만수무강연구소엔 무려 5000명의 인력이 오직 김정은과 김씨일가 건강을 위해 일하고 있다. 그런데도 비만 하나 잡지 못하고, 이 지경에 이른다는 것은 믿을 수가 없다. 

김일성은 심장마비, 김정일은 뇌졸증으로 겨우 환갑을 넘겼을 뿐이다. 무수한 산삼과 송이버섯, 캐비어와 곰발바닥, 샥스핀 요리가 무색해진다. 만수무강연구소 5000명 인력들도 우습게 들린다. 우리는 캐비어나 상어요리 없어도 된장국에 밥 말아 먹고 살아도 100세를 기대치 수명으로 여기고 있다. 

김정은의 비대한 몸집은 누군가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치를 위해 김일성의 모든 것을 닮게 하고자, 일부러 찌우게 한 점은 의심할 바 없는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므로 김정은은 체제유지를 위해, 혹은 지배계층의 이익을 위해 사육(飼育)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어린 것이 겨우 32세 나이에 절뚝거릴 정도로 비대해진 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슬픈 풍경이다. 우리 안에 가두어 놓은 돼지를 연상케 한다. 더 슬픈 이유가 있다. 그러는 줄도 모르고, 자기가 최고인양 으스대며 현지지도를 하는 모습. 그 할아버지 김일성은 개성 인삼밭 현지지도를 하면서, 비료를 뿌리라고 하였다. 인삼이나 더덕, 도라지는 화학비료가 뿌려지면, 모두 죽는다. 김일성 지도 후 개성 인근 인삼밭이 모두 쑥대밭이 되었다고 한다. 아주 상식적인 것도 모르는 아주 개무식한 지도였다. 32살, 세상물정 모르는 김정은의 지도에도 어떤 화학비료가 뿌려졌는지 모른다. 

어찌 되었든, 북한 정치판에 지각변동이 심한 것 같다. 따라서 김정은을 돼지우리에 넣고 사육하고 있는, 그 배후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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