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재보선이 막판에 갈수록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언론사가 발표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엇갈리는 것은 물론, 여론조사의 신뢰성도 의심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ARS(자동응답) 여론조사의 경우 약 2만통의 전화를 돌려 불과 1천명 정도의 응답자의 의견만 반영되고 있다. 응답률은 5% 대에 불과하다. 응답을 하지 않는 95%의 유권자의 의견은 여론조사에 전혀 잡히지 않고 있는 것.

특히 한나라당과 민주당에서 여론조사 경선을 시행하면서, 애초에 각 후보 캠프에서는 여론조사 전담팀까지 꾸리는 실정이다. 조직원들이 집전화를 핸드폰으로 착신해놓아, 여론조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

경남김해, 여론조사로 후보단일화할 때, 지지층 집전화 핸드폰 착신하며 개입

실제로 경남 김해의 경우 민주당의 곽진업 후보와 참여당의 이봉수 후보는 여론조사 경선을 대비 지지자들에 집전화를 핸드폰으로 착신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각 정당이 여론조사로 후보를 선정하면서, 대한민국의 정치 관련 여론조사는 조직원들의 선거운동 방법으로 전락했다는 것.

현재 순천의 여론조사는 조직원 200명 정도만 착신으로 돌려놓으면 얼마든지 지지율을 10%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 이 때문에 각 후보 캠프에서는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표심을 놓고 막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후보난립으로 오히려 관심도가 크게 떨어진 순천 재보선에서는 약 30% 대의 투표율이 예상된다. 지난 재보선의 경우 이재오 특임장관의 출마로 언론에 주목을 받은 서울 은평만 40%의 투표율을 기록했을 뿐, 인천 계양 등에서는 20%대에 머물렀다.

순천 재보선의 투표일이 약 30% 대라면, 총 20만명의 유권자 중 총 유효득표는 6만표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연합뉴스 등 각 언론에서는 7명의 출마자를 감안하여 약 1만 5천표, 즉 25%의 득표율이면 당선권이라 분석하고 있다. 2008년 총선에서는 이인제 후보가 충남 논산에서 20%의 득표율로 당선된 바도 있다.

순천 재보선 당선권 1만 5천표는 한나라당 김대식 후보가 얻은 표수와 동일

당선권 1만 5천표는 지난 지자체 선거에서 한나라당의 김대식 후보가 전남지사 출마하여 순천지역에서 획득한 표수이기도 하다. 즉 순천 선거에서는 보수층만 결집하면 다른 표 없이도 당선이 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표의 결집도는 민노당의 김선동 후보가 가장 앞선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일단 야권연대라는 강력한 명분으로 젊은층의 표를 결집시키고, 민노총, 전교조 등의 조직력도 가장 탄탄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김선동 후보 측은 2만표 이상의 득표를 자신하고 있다.

반면 조순용, 구희승, 허상만, 박상철, 허신행 등 민주당 탈당 후보들은 개인 조직 이외에 명분과 공조직의 결집력은 김선동 후보에 비해 처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들은 높은 인지도와 상대적으로 먼저 선거운동을 시작한 이점, 또한 화려한 경력 등으로 막판 역전을 노리고 있다.

이들과 다른 위치에 있는 인물은 김경재 후보이다. 김경재 후보는 지난해 지자체 선거에서 전남지사로 출마하여 순천에서 1만표를 획득한 바 있다. 물론 김경재 후보가 획득한 1만표는 전남지사 출마자 중 유일한 순천 출신이라는 점이 작용했기 때문에, 개인표라 볼 수는 없다.

좌우 양 측의 이념과 조직, 표의 결집력이 승부가를 듯

그러나 민노당의 김선동 후보와 반대 쪽에서 민노당을 종북노선을 비판하며, 순천 지역의 보수층 표심을 결집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김경재 후보는 현재까지 선거 과정에서 민노당의 김선동 후보와 북한 김씨 일가에 대한 입장 표명 문제로 가장 강력하게 대립한 바 있다.

또한 1년 뒤 총선에서 순천 불출마를 선언한 점도 민주당 지지층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김경재 후보는 KBS 방송연설에서 “2만명에 자동응답 전화를 돌려 천명 정도 응답하는 여론조사에 속지 말고, 민노당의 순천 장악을 반대하는 유권자들은 나에게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황으로 볼 때, 이번 순천 선거에서 좌우 양측의 이념과 조직, 표의 결집력이 여론조사 결과를 뛰어넘어 승부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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