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경영평가 심사위원이 속한 학회에 금품제공 후, 경영평가등급 E에서 A로 수직상승

 부정부패 척결운동 활빈단 홍정식 단장(자료사진)

28일 물러난 양태선 전 이사장, 금품 제공한 학회로부터 ‘CEO 대상’ 수상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경북 군위군ㆍ의성군ㆍ청송군)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이하 공단)이 올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A 등급을 받기 직전 공단 경영평가를 채점했던 심사위원이 속한 학회에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김재원 의원은 공단의 금품 제공과 경영평가에서 A 등급을 받은 사실이 어떤 관계인지 31일 국정감사에서 집중 추궁하였다.

지난 6월 18일 발표된 <2012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에 의하면, 공단은 지난해 최하위 E 등급에서 수직상승한 A등급을 받았는데 162개 공공기관 중에서 3개 등급 이상 상승한 기관은 공단이 유일했다.

하지만 공단은 올해 6월 5일 사단법인 한국경영사학회에 ‘바다식목일 홍보를 위한 학술활동 지원금’ 명목으로 1,000만원을 지급하였는데, 모 인사는 올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공단의 경영실적을 채점했던 심사위원으로 밝혀졌다.

2011년에 설립된 공단은 설립 후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적십자회비’ 5만원,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사업 쌀 기부’로 30만원을 지원하는 것 말고는 후원 및 기부에 유난히도 인색한 공공기관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6월 18일 예정이었던 공공기관 경영평가 발표를 불과 13일 앞두고 한창 경영평가 심사 중인 6월 5일에 공단을 평가하는 심사위원인 모 교수가 부회장으로 있는 학회에 1,000만원을 지원한 것이다. 명목상 지원금이지만 사실상 경영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달라고 채점위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공공기관의 경영평가제도는 공공기관의 경영실적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임원인사 등에 반영함으로써 공공기관의 자율․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고, 공공서비스 증진을 유도하는 제도로 1984년에 처음 실시하였다. 하지만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최하위인 E등급을 받으면 기관장 해임건의를 하고, D등급 평가를 받으면 기관장에게 경고조치를 하게 되면서, 공공기관들은 경영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고 기관의 총력을 여기에 집중하고 있다.

문제는 경영평가에 대한 관심이 과열되면서 공단처럼 사전에 심사위원을 찾아가 학회를 통해 간접적으로 금품을 공여하고 연구용역을 위탁하는 등 부도덕한 행위들이 공공기관 사이에서는 관행처럼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양태선 전 이사장은 지난 5월 10일, 한국경영사학회에서 수여하는 ‘CEO 대상’ 수상자로 선정되어, 공공기관과 경영실적 평가위원 간에 유착관계에 대한 의혹을 더하고 있다.

한편 28일 물러난 양태선 전 이사장이 직원들에게 해외골프여행 접대를 받고 인사 상 특혜를 준 의혹이 있음을 김재원 의원이 밝힌 바 있어, 부도덕한 공단 운영이 계속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김재원 의원은 “공공기관 운영의 효율성, 투명성, 책임윤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공공기관의 경영평가 제도를 도입했는데, 평가결과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당초 제도의 취지와는 달리 부정부패의 온상으로 퇴색해 가고 있다. 정부는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이 경영평가를 잘 받기 위해 학회를 통해 심사위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의혹을 명확히 밝히고, 이런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전체 공공기관 및 공기업을 상대로 심사위원들과 기관과의 후원관계를 전수 조사하여 후속조치를 취하고, 경영평가제도가 당초 목적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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