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정 좌담 인터뷰]고위 경찰로부터 사기피해 당한 해외체육인의 한맺힌 절규

본보는 최근 지방의 한 경찰고위간부의 비리행각 사건을 제보받았다.

이 사건은 이미 검찰서 기소중인 사건으로 재판중인 사건이었다.

피해자는 뜻밖에도 경찰무술을 가르치고 있는 인사였다.그는 지난 2008년 '세계경찰무도연맹' 이란 조직의 창립을 주도했지만, 파트너였던 당시 고위 경찰간부로부터 피해를 당했다.  

절치부심 상태에 있던 그는 그 사건으로 집안과 건강이 엉망이 됐다. 원형탈모증이 생겨 머리에 구멍이 생겼고, 와이프는 우울증으로 정신병원을 다닐 신세가 됐다.

이에 본보는 지난 17일 허득무 국제경찰무도연맹 사무총장과 피해제보를 접수한 시민단체 활빈단의 홍정식 단장을 초청, 전격 좌담회를 가졌다.

앞서 활빈단의 홍정식 단장은 지난 군산경찰서 경찰 공무원의 살인사건과 관련 암행활동을 통해 부패경찰들의 비리행각을 제보,폭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활빈단은 이 사건과 관련,충남지방경찰청장과 청와대 앞에서 '부패비리 경찰 추방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17일 본보와 좌담인터뷰 중인 활빈단 홍정식 단장(좌)와 국제경찰무도연맹 허득무 사무총장(우). 허 총장은 비리경찰관에 속아 집안이 풍지박살 났다며 울분을 토로했고, 홍 단장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비리경찰 추방운동을 통한 공직기강 확립을 촉구했다 

나이에 비해 착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그는  미국서 건너온 조국 한국땅에서 이런 고충을 겪을 것이라고 추호도 생각하지 못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용산 미 8군에서 일했던 관계로 용산기지는 그에게 놀이터나 다름없었다.당시만에도 용산 미8군 기지는 한국의 아메리칸 드림을 꿈꿀 수 있는 선망의 대상지였다.

그래서 초등학교 때부터 용산미군기지를 제집 들락거리듯 드나들었다.아버지는 용산 근처도 얼씬못하게 했지만 친구들과 아버지 몰래 들락거리다 대학생 때 들켜 두들겨 맞은 기억이 생생하다.운동을 좋아했던 그가 군 제대 후 미국행을 결심한 것은 이런 이유였다.

미국 시카고 등지에서 10여년 생활하면서 교포들과 현지 미국 경찰 군인들을 상대로 태권도를 가르쳤다.그 후 말레이시아 등 해외를 돌며 태권도를 가르쳤고, 해외 태권도 교관을 양성하기도 했다.

해외에서 태권도를 가르치며 외국인 친구들과 인연을 맺은 탓에 자연스럽게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그런 연유로 지난 2008년 한국에서 '세계경찰무도연맹' 이란 조직을 만드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사실, 태권도와 같은 호신술 운동은 단순히 운동차원에서 그치는 게 아니다.해외에서 운동을 가르치다보면, 대개 그 나라 경찰청과 특수부대 등 관계 고위 관료들과 인연을 맺게 된다.그런 인적네트워크가 나중에 귀중한 자산이 되기도 한다. 그런 국가의 주요 인사들과 친분을 맺게 되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그 나라에 진출할 발판이 마련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그는  해외에서 태권도를 가르친 분들은 한국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 숨은 공로자라고 나름 자부했다.스포츠를 통한 민간외교관인 셈이다. 경찰무도연맹이란 조직도 그런 차원에서 만들었다.

허득무 씨는 용산 미 8군에서 미국 군인들과 학생들을 상대로 경찰무술을 가르치고 있다.사진은 용산 미 8군내에서 찍은 사진
그런데 일은 엉뚱한데서 터졌다.

2008년 사단법인을 만들 당시 국내파트너였던 현직 경찰 고위 간부였던 H 모씨에게 당한 것이다,현직 고위경찰관이란 점을 믿고 조직도 만들고 돈도 투자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말레이시아 현지에 개인법인을 차려 연맹 돈을 빼돌린 것이다.

그것도 현직경찰관 신분으로 그런 짓을 한 것이다. 한마디로 어이가 없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비슷한 피해자가 더 있었다.현직 고위경찰관 신분을 이용해 주위 사람에게 사건 무마를 핑계삼아 돈을 받아 챙긴 사건도 터져나왔다.

단체 도복을 발주하겠다고 하면서 업자로부터 돈을 받아 챙긴 사건도 불거졌다.아무리 부패경찰이라고 하지만 현직 고위 경찰이 이래도 되는가 싶을 정도였다.

참고로, 사건 제보자인 허득무 사무총장은 세계경찰무도연맹과 결별하고 지난해 국제경찰무도연맹이라는 별개의 단체를 만들어 활동중이며, 문제의 경찰관과 민형사 소송중에 있다.

<다음은 좌담 인터뷰 간추린 내용>

 피해 사실을 접한 홍정식 활빈단장은 이성한 경찰청장에게 "비리경찰이 활개 친 나라가 정상인가?"라고 묻겠다고 했다.

- 경찰고위 간부로 부터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데,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

허득무: H 씨와 처음 만난 것은 2006년도에 소개받아 2007년도에 만났다. 2008년도에 세계경찰무도연맹이란 법인을 만든 이후 문제가 됐다.

-사건이 꽤 오래됐는데, 사건이 이제야 불거진 것인가?

나 외에 고소한 사람이 몇 명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부 피해자는 사건이 불거지자 피해금액을 되돌려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내 사건의 경우 몇년 전 고소했으나, 상대방이 성남지원장을 역임한 인사를 변호사로 선임했다. 그 결과 무혐의 처분이 났다.

그런데 지난해 다른 사건으로 인해 다시 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났다. 그래서 올해 본격적으로 사건화가 된 것이다. 검찰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건인가?

지난 2008년 당시 경찰대학교 간부였던 H 씨를 믿고 지난 세계경찰무도연맹 이란 조직을 설립했다. 나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미국에 살았고 해외에서 태권도를 가르쳐 인적네트워크를 갖고 있어 가능했다. 운동을 해 온 사람으로서 스포츠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싶었다.

그런데 H 씨는 법인을 설립하자마자 돈을 빼가는 등 문제를 야기시켰다. 법인설립도 부산 금정구청에서 했다. 부산시장인 허 모씨가 친척이라고 들었다.통장에 1억원을 넣어놓고 3개월만에 빼갔다. H 씨가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개인 법인 회사로 돈을 빼돌린 것이다.

- 법인설립당시 신분은?

H 씨는 등기상 법인 대표였고, 나는 감사였다.  법인 정관 받을 당시에도 법인 이사들 도장이 바꿔치기 됐다.  그 와중에 H 씨가 1억원을 투자한다는 조항이 빠졌다.나중에 알게 됐다.

피해자인 허 씨가 H 비리경찰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머리 여러 부위에 원형탈모증이 생겨 구멍이 여기저기 드러난 모습
- 본인 피해는?

처음 법인설립 당시에는 투자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운영자금으로 2억원을 투자했다. 물건을 사거나 시범단 운영자금으로 내 돈을 썼다. 그런데 나중에 문제가 불거지자 H 씨가 회계사무실에 요구해 제출한 내 영수증도 가져갔다. 나 몰래 법인통장을 별도로 만들어 후원금을 받아 말레이시아 개인회사로 보냈다.H 씨는 심지어 내 와이프에게도 돈을 빌려가서 아직 돈을 갚지 않고 있다.

- 그 밖에 다른 피해사례는?

고위경찰관 이란 신분을 믿고 법인을 만들고 내 돈을 투자했다. 내 주위 인사들도  소개해서 같이 동참했다. 그런데 나중에 고위경찰이란 직위를 이용해 내 몰래 법인돈을 빼돌리고 법인 만드는데 참여한 주변 인사들을 배제시켰다. 임시총회를 하면서 우리에게 통지조차 하지 않았다. 나 뿐만아니라 주변 여러 사람이 피해를 봤다. 최근에는 문제가 되고 재판이 진행중이다보니 피해자 통장에 돈을 입금시켜주고 있다고 들었다.

- 민사재판도 진행 중 인가?

총회 소집과정이 문제가 돼 민사적으로 문제를 삼아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우리가 이겼다.그래도 소용없다. 제 멋대로 운영하고 있다.

-문제의 경찰관은 현재 재판중인데 죄목은?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중이다.

- 시민운동가 입장에서 이런 사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활빈단 홍정식: 치정어린 사건, 경찰간부 부인들이 위세를 부려서 사기를 친 경우는 많은데, 경찰간부 경우는 드물다. 현직경찰이 해외에 수익법인을 만든 것도 문제다. 공무원들이 사단법인의 대표를 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일반적으로 공직자는 대표를 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허가 받을 때부터 뭔가 문제가 있다고 본다.

- 활빈단이 이런 비리 척결에 앞장서 왔는데?

한마디로 충격적이다. 액수만 봐도 억 단위가 넘지 않는가? 단순 노래방, 술집 유흥, 내연관계 등 비위사례가 아니다. 체육과 관계된 경찰간부가 민간인에게 피해를 주고 이런 게 문제다. 공직자로서 자세도 전혀 없다고 본다.

엄정한 사법처리가 필요하다. 해외에 법인을 만들다니 치안은 어디가고 제 잇속만 챙기는 가? 재산 실체를 정확히 조사해 봐야 한다. 말레이시아 현지를 조사해서 비리를 밝혀내야 한다.

감찰도 문제다. 제 식구 봐주기가 아닌가? 검경도 문제다. 전관예우에 의해 무혐의 처리된 것 아닌가? '유전무죄 무전유죄' 의 전형적인 사례다.

-앞으로 활동방향은?

이번 사건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직기강 강조와 청렴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활빈단은 최근 전국 지방경찰청에 내연녀를 둔 간부경찰에 대해 조사하라고 촉구했는데, 이런 사건이 제보된 것이다.

재판결과를 지켜봐야 겠지만, 이번 기회에 섞은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이번 류의 사건으로 피해를 당해 집안이 풍지박살 난다면 이런 사건은 가정파괴 범죄나 다름없다.

잘못된 공직관을 갖고 있는 인사는 ‘일벌백계’ 해야 한다. 충남지방경찰청에게 엄중 항의해야 한다. 기회 되면 기자회견이라도 해야겠다. 조만간 재판정 앞에서라도 시위를 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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