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사는 인생이 가장 아름답다"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평가에서 기관장 및 기관 평가 모두 ‘양호’(B) 판정을 받은 박재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22일 오후 아쉬운 퇴임식을 하고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박 사장의 임기는 아직 1년 3개월이 남아 있는 상태지만 최근 농식품부 장관에게 제출한 사직서가 지난 19일 수리돼 이날 퇴임식을 갖고 새로운 출발에 나섰다.

한국농어촌공사 본사 대강당에서 가진 이임식에서 박 사장은 "공사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한 만큼 미련은 없다"며 퇴임 소견을 밝혔다.

400여 명의 임직원이 참석한 이날 이임식에서 박 사장은 "수리시설 현대화, 혁신도시 이전, 국제관개배수위원회(ICID) 광주총회 개최 등 여러 현안 과제를 숙제로 남기는 만큼 임직원들이 잘 극복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재임 동안 해외농업개발협회 설립, 인도네시아 까리안댐 사업 진출 등 해외사업 활성화와 어촌개발 사업 확대 등 신규사업 발굴에 성과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현장 경영을 강조했던 박 사장은 농어민과 직접 소통하고 민원 해결에 적극적이었으며, 작년 극심한 가뭄과 태풍 발생 시에는 철저한 사전 대비와 응급 복구로 농업 피해를 줄였다는 평을 받았다.

박 사장은 면직통보를 받은 지난 19일 여느 때보다 바쁜 일과를 보냈다. 오전 일찍 충남도청을 찾아 충청남도 지원 아래 도내 용배수로 16,182 km 중 55%인 흙수로에 대한 정비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하게 협조해준 안희정 지사와 이준우 도의회 의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어 늦은 점심을 마치고 전남 나주시 다시면 운봉리 백용제에서 열린 수상태양광발전소 건설 시연회에 참석한 후 보성군 회천면 신촌마을에서 ‘다자녀가정 꿈 한 칸 더하기-벽화그리기’ 재능기부 활동에 참여해 박현 서양화가와 함께 마을 벽화그리기 재능나눔 활동을 펼쳤다.

박 사장은 고향 보성에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직 업무를 공식 마감하면서 "정부인사발령에 따라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며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대과 없이 사장직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농어촌공사를 아껴주시는 많은 분의 지원과 성원이 있었기 때문이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퇴임식을 마친 박 사장은 "상선약수(上善若水), 즉 ‘물처럼 사는 인생이 가장 아름답다’는 말처럼, 세상 이치에 거스르지 않고 순리대로 낮은 데로 임하면서 살아가고자 한다"며 "농어촌공사 사장으로서의 책무를 마치게 되었지만, ‘걷는 자만이 앞으로 나아간다’는 평소 신념대로 어느 한순간도 쉬지 않고 꾸준히 걸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박 사장을 오랫동안 보좌해온 관계자는 "박재순 사장이 그동안 농어촌공사와 농어촌에 쏟아온 정성과 노력이 결실을 맺었으면 한다"며 "사직서가 제출됐지만 공공기관 평가에서 기관장 및 기관 평가 모두 양호판정을 받아 당연히 반려될 줄 알았는데 사표가 수리돼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 전남지역본부 한 관계자는 "박재순 사장의 현장을 찾은 열정적인 모습을 볼수 없게 돼 아쉽다"며 "농정경험이 풍부한 박재순 사장이 퇴임은 했지만 그분의 고견을 공사 업무에 참고하겠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행정과 정치 경험이 풍부한 박재순 사장이 내년 지방 선거에서 광주전남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준다며 큰 힘이 될 것이다"라며 "조만간 박재순 사장을 만나 의논해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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