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람이 길가에 좋은 집을 하나 지으려고 하면, 지나가는 사람들 저마다 한마디씩 하게 되고, 그 말을 참고하다 보면, 삼년이 지나도 집을 짓지 못한다는 조재삼(趙在三·1808~1866)이 쓴 백과전서 송남잡식(松南雜識)에 나오는 작사도방(作舍道傍) 삼년불성(三年不成)이라는 말이 있다.

이 여덟 자 고사의 해석 또한 사람에 따라서 각양각색으로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마다 자기 의견만을 최선으로 주장하여 고집하는 어리석음을 빗댄 말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확실한 신념도 없고 계획도 없이 여론에 휩쓸리며, 일을 망치는 줏대 없는 사람이 되지 말고, 주인으로서 소신껏 일을 하라는 말이기도 하다.

이번 4, 27 재보선 선거에서 순천시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보고 있는 관전자의 입장에서 흥미롭다.

이미 엎어버린 시루떡이지만 돌아가는 판세를 보면, 이번 4, 27 재보선 선거에서 순천시민들은 정당정치로부터 주인의 대접은커녕 길을 가는 사람의 대접도 받지 못하고 있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과 시장바닥의 개를 내세워도 당선이 되는 야당인 민주당이 4, 27 순천 재보선 선거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주권자인 순천시민의 자격과 권리를 철저히 무시하고 짓밟아버린 것으로, 모든 상황을 민의가 아닌 정략적으로만 판단하는 패거리정치 부패정치의 폐해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바라건대 이번 4, 27 재보선 선거에서 순천시민들은 패거리 정치인들이 정략적으로 두드리는 장단에 맞추어 우왕좌왕 휩쓸리면서 춤을 추는 꼭두각시가 아니기를 바란다.

거듭 우리가 새로운 집을 짓는다는 것은, 곧 미래의 안정과 발전을 바라는 희망의 의미이며, 세상을 향하여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 보이는 메시지다.

순천시민들이 주권자인 주인으로서 흔들림이 없는 줏대를 잡고 자신을 위하고 세상을 위한 그런 집을 짓기를 바란다.

부정부패 없는 참 맑은 세상을 위하여
2011년 4월 15일 동악산에서 박혜범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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