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전남동부권 산업인력양성 요람, 산업인력공단 문기표 전남지사장

전남 동부권 산업전문인력 양성을 책임지고 있는 문기표 산업인력공단 전남지사장을 만난 것은 24일 점심 무렵.

순천의 한 카페에서 만나 뜻밖에 들은 얘기는 금년 말 퇴임소식이었다. 하지만 그가 던진 소식은 퇴임사가 아닌 '제 2의 인생시작 선언' 이었다. 지난 1979년 7월 3일 입사해 34년간 한 직장에서 근무했던 그가 기술교육 현장경험을 살려 대학강단에서 새출발을 하기로 다짐한 것이다. 한달 뒤부터 공로연수에 들어간다하니, 여러 회한이 남을만도 했다.

사무실로 옮겨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한 그가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은 꺼진 불을 확인하며, 사무실 내부를 점검하는 일 이었다.  '에너지 절약'과 정리정돈이 몸에 배인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잠시 뒤 기자에게 차 한잔을 권한 산업인력공단 문기표 전남 지사장으로부터 퇴임소감을 들어봤다.

퇴임을 앞둔 문기표 산업인력공단 전남 지사장. 인터뷰를 시작하기 앞서 내부 사무실 소등 점검부터 하는 등 정리정돈이 몸에 배인 근무태도를 보여줬다.

- 조만간 퇴임을 앞두고 있는데, 퇴임 소감은?

노동부 산하기관인 산업인력공단에 입사해 전남지사장이란 최고경영자까지 된 것은 공단을 사랑하고 열정을 갖고 열심히 해온 덕분이라 생각한다.

입사하면서 생각은 평생직장이라 생각하고 들어왔다. 공단이 추구하는 비전과 경영방침에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기회가 된다면 이런 열정과 현장의 지식을 퇴임후 대학강단서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싶다.

-34년을 한 직장에서 근무하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

나에겐 직장생활 3가지 원칙이 있었다. 첫째 주인의식이다. 직장이 내 것이다고 생각된다면 에너지 절약 말 안해도 한다. 내 것이고 내 물건이다는 생각이 들면 굳이 그런 얘기를 직원들에게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둘째, ‘으뜸 경영’ 이다. 즉, 모든 것을 최고를 지향한다. 최선을 다한다는 의미다. 그 결과 내가 지사장으로 근무한 목포지사가 2009년 공단소속 기관평가에서 전국 1위, 2010년 전남지사 2위라는 성과를 거뒀다. 전국 24개 기관중에서 1위와 2위를 연거푸 수상한 것이 보람된다.

셋째,‘우문현답’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의미다. 여기서 '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어리석은 우(愚)’가 아닌 ‘우리의 문제’라는 뜻이고 그 답은 현장에 있다는 의미다. 기관장이 문제에 부딪치면 현장서 솔선수범 하면 된다.

나의 경우, 2005년부터 경영자로 나섰는데 주인의식, 으뜸경영, 우문현답 3가지 원칙을 통해 위에서 말한 성과를 나타냈다고 자부한다.

여기에 내 개인 철학이 있다. 소개하면, 대인춘풍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 “남에게는 친절하고 겸손하지만 자기자신에게는 추상과 같이 엄격하라”라는 의미다. 내 스스로 정한 경영 3가지 원칙과 철학을 지금까지 지킬려고 노력했다.

-근무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2012년 전남동부권 순천시· 여수시· 광양시· 순천대· 제일대· 청암대· 전남경영자협회· 폴리텍대학· 광양지역 유수기업체와 업무협약식을 갖고 전남동부권 청년일자리창출 거버넌스를 구축했다.

이 협약을 통해 지역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것이 가장 보람된 일이었다.

국가기술자격검증을 수년간 관리하면서 커다란 대과없이 마치게 된 것도 가장 보람되고 마음이 뿌듯한 일이었다. 2000년 목포지사 개소 당시 최선을 다한 점도 기억에 남는다.

문기표 지사장이 인터뷰가 끝날무렵 보여준 "고객님이 매우 만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표어. 그는 이 문구에서 '매우' 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산업인력양성에 대한 전망과 과제는?

국가의 직업교육에 대한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돼야 한다. 일터학습 (워크 플레이스) 고등학교 졸업하고 현장에서 대학교육을 마치는 시스템도 정착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국민들의 직업선호 의식수준이 바뀌어야 한다. 현재 인문계 대학을 마치고 폴리텍대학에서 다시 기술교육을 받는 인력숫자가 무려 22~25%나 된다. 이게 단적인 사례다.

무엇보다 초등학교 때부터 직업탐색을 해서 중학교때부터 직업교육 단계로 접어들어야 한다. 공부에 소질이 없는 학생들에겐 국가에서 직업교육을 받도록 하고 필요에 따라 인센티브를 줘야한다. 가령 군 면제나 장학제도 등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사랑한 나머지 3D 업종에 취업시키지 않을려는 경향이 있다. 상당수 중소기업 근무환경이 좋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근로자들이 대체하고 있는 현실이 아쉽다.

 

 

저작권자 © 데일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