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된 정수시설은 1년 넘게 방치해 무용지물 전락

▲ 준공이후 방치중인 방사형 암반집수 관정
(데일리저널=이원우 기자)전남 신안군 섬 지역민들의 식수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하는 ‘도서지역 식수원 개발 사업’이 수 백억원의 혈세만 잡아먹는 하마로 전락해 개선책이 시급하다. 

또한 사업 준공절차 이후에는 정수시설을 가동하지 않아 물에는 오염물질이 가득하고, 취수를 위해 여기저기 뚫은 폐공은 환경오염방지 차원에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1일 신안군과 주민들에 따르면 군은 지난 2009년 2월부터 내년 5월 말까지 흑산, 홍도, 하의, 장산, 신의 등 16개 도서지역에 ‘방사형 암반집수 관정사업’을 발주하고 경기도의 S업체와 208억 2천만원의 일괄 수의계약을 맺고 섬 주민들의 식수원 해갈사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사업시행에 앞서 현지조사를 통한 정확한 자료 분석과 시추조사(Nx) 및 현장시험(Slug Test, 양수실험), 적정이용량 분석 등이 요구되는 정확한 조사(부존성검사)는 하지 않고 개략적인 조사방법(지하수 영향평가조사)만으로 본 사업을 추진해 말썽이 일고 있다.

특히 수십억의 예산을 들여 설치한 정수시설들은 관리비를 이유로 1년 넘게 운영하지 않아 취수원부터 오염돼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관리자 없는 시설물은 방치되고 있어 체계적인 유지관리를 위한 시급한 대책마련이 필요한 대목이다.

▲ 1년 동안 가동을 멈추고 있는 정수시설
▲ 오염된 정수기 필터와 교체전 필터 비교
지하수개발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보면 “방사형 암반집수 관정은 30~50m를 수직 굴착한 후 취수원을 찾을 때 까지 방사형으로 수평굴착을 하는 시공법으로, 폐공처리에 소홀하면 오염된 지표수나 해수 등의 침투로 심각한 환경오염을 가져올 수 있어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며 굴착 구멍을 최소화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안군의회 박삼성 의원은 “물만 잘 나오면 된다는 식의 무분별한 굴착은 지하수오염은 물론 수 백년 이어온 주민들의 생활터전을 파괴하는 심각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며 “현지조사를 통한 정확한 정보로 사업추진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 의원은 “수 억의 예산으로 설치된 정수시설은 대부분 가동하지 않아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며 “주기적인 필터교환과 전기요금 등, 경제적 부담이 크다보니 주민들이 관리가 어려우니 행정기관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안군 주민 최모씨는 “섬 주민들의 근본적인 식수원 해결을 위해 수백억의 소중한 예산을 투입했으면 정확한 사전조사와 사업시행 과정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면서 “국토오염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전방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준공된 시설물의 유지관리와 하자보수에 대한 문제점도 크다.

S업체 관계자는 “물이 나오지 않으면 20년 동안 A/S 하기로 신안군과 약속했지만 타 업체의 공사부분은 우리업체와는 관련이 없다”며 업체별 책임소재에 선을 그었다.
 
말썽이 일자 신안군 관계자는 “지역주민들에게 관리자 선정을 하라고 했으나 미루고 있다”면서 “시공 후 처음에는 수질이 좋았으나 분기별로 수질검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대장균과 일반세균 등이 검출돼 정수시설 가동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신안군은 지난 2008년부터 흑산, 홍도 등을 비롯한 16개 도서지역에 200여 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도서지역 식수원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며, 향후 도초, 하의, 장산 등 9개 도서에 330억 규모의 사업을 계획중이다. 

(부존성검사란? 현지조사를 통해 전체취수원량, 취수위치, 주민적정사용량(1일)등을 정확히 파악해 무분별한 굴취로 인한 환경오염과 지하수고갈 방지를 위해 필요한 정밀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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