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백만 돌파' 운영은 성공, 운영수지는 적자... 여수엑스포 시설물 사후활용이 관건

 폐막일 여수엑스포 국제관에서 거리공연중인 무희들이 공연이 끝난뒤 필자와 찍은 기념사진.
남해안 끝자락에 위치한 30만 중소도시 한계 극복하고 "그래도 이 정도면 성공했다" 자평

전 세계 106개국이 참가해 지난 5월12일 개막한 여수 엑스포가 9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12일 폐막했다. 인구 30만명의 지방 도시에서 열린 박람회 치고는 성공했다는 자평이 나오는 반면 외부의 평가시선은 차가운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폐막 당일 현장을 찾았다.

세계박람회 폐막을 하루 앞둔 11일 20만명이 넘은 관람객이 찾아온 탓에 당초 목표인 800만명을 훌쩍 넘겼다는 보도가 나온 뒤여서인지 3번 출입구 게이트 입구에 나열된 안내 종사원들의 표정은 무척이나 밝아보였다.

하지만 800만명의 관람객을 불러모은 데에는 막판 무료에 가까운 입장권 판매정책 때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내심 씁쓸했다. 여수시는 물론이고 인근 순천과 광양시 전역에 수만장의 무료 입장권이 배부되면서 막판 구름관중을 불러 모았다. 이 때문인지 실속 없는 '적자박람회' 라는 비판이 언론을 통해 잇따라 보도되기도 했지만, 종사원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더운 날씨 불구 몰려든 관람객으로 차고 넘친 여수박람회장 막판 대열기 후끈

전시관은 차고 넘쳤다.국제관의 경우 평균 30~40분은 기본이고 기업관의 경우 1시간이 넘게 기다리는 경우도 허다했다. 더운 날씨 때문에 관람객들은 엑스포관람보다 더위 식히기에 열중했고 관람은 뒷전인 경우도 눈에 띄였다. 오후 2시가 넘어선 관람객들이 급증하기 시작해 저녁무렵에는 박람회장이 차고 넘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더운날씨에 박람회장내 관람객이 지나치게 많았다.

얼핏보기에 상당수의 방문객은 중년층 이상으로 20~30대 젊은층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언론보도와 달리 상당수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외국인은 80만명이 넘게 박람회장을 방문했다고 한다.반면 해외 판매 입장권은 5만6000여장으로 당초 목표 55만장의 10% 수준에 머물렀다. 기대를 걸었던 중국과 일본 관람객이 외면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올림픽이 최대 관심거리가 되면서 박람회는 상대적으로 관심사에서 멀어졌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서울 수도권의 젊은층의 방문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초창기 숙박료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여론도 서울 수도권 젊은층들의 방문이 외면 당하는 데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106개국 참가국 중 아프리카 등 후진국 전시관은 목걸이와 팔찌 등 특산품 판매점으로 변모해 물건팔기에 여념이 없었다. 거리공연은 더위에 지친 관중들을 끌어 모으기에 충분했지만 워낙 더운 날씨 탓인지 박수칠 기력조차 없어 보인 분들도 보였다. 주로 노인들이었다.

삼성과 현대기아차 등 기업관도 막판에 몰린 관람객들을 수용하는라 정신이 없었다. 제일기획이 운영한 삼성관의 경우 방문객들에 대해 마지막까지 친절하게 안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제일기획 김소연씨의 안내로 삼성관 공연을 차분히 즐길 수 있었다.

적자박람회 비판여론 불구하고 운영은 비교적 성공적, 박람회 기간 연장 아쉬움도

조직위원회는 운영 수입과 부지 및 시설매각대금 등을 합해 총 수입 목표를 7380억원으로 잡았다. 이 중 부지 및 시설매각대금은 폐막 이후 발생하는 수입이다. 따라서 운영 수입이 엑스포 성적표라고 할 수 있다. 조직위는 운영 수입 목표를 3814억원으로 잡았다.

하지만 벌어들인 수입은 입장료와 휘장 사업 등을 합쳐 1555억원에 그쳤다. 시설 유치와 광고 수입 등에서는 한푼도 벌어들이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행사는 당초 수입 목표 3814억원의 40.8%인 1555억원을 벌어들여 2259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입장료 수입 중 2%를 국제박람회기구(BIE)에 지급해야 해 수입액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

코레일이 운영한 전국특산품 판매점의 경우 일부 인기품목을 제외하곤 대다수 제품은 재고가 그대로 남아 적자를 면치 못했다.

12일 현지에서 만난 코레일 전국특산품 판매점 관계자는 " 11명의 직원이 근무하는데 평균 2백만원 정도밖에 못판 날도 많았는데, 막판되니 손님이 몰렸다"며 "어제(11일)는 사상최고로 2천만원을 팔았지만 박람회 기간을 합산해 인건비 등을 따져보면 완전 적자" 라고 말했다.

박람회 연장 필요성에 대해 질문하자 "방문객들 사이에 이제서야 입소문이 퍼져 일부 상품의 경우 없어서 못판다"며 "박람회 기간이 연장되면 좋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없고 아마도 내일이라도 바로 철수작업에 들어가야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강동석 여수엑스포 조직위원장은 이날 폐막연설에서 "한국과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협력과 도움으로 박람회를 무사히 마치게 된 데 대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밤 10시 52분 여수엑스포 조직위는 박람회 최종 방문객수가 820만 3956명으로 집계됐다고 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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